"욕심이야 당장 쓰고 싶지".

한화는 개막 후 5경기에서 2승3패를 거두며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아직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4월까지 시즌 초반 한 달 성적을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의 성에는 결코 차지 않는다.

투타에서 모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부상 선수들의 조기 복귀 카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한화는 정근우(턱) 조인성(종아리) 한상훈(발목) 김태완(어깨) 등 주요 선수들이 개막 후 뛰지 못하고 있다. 공수에서 공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정근우가 빠진 2루 자리에서는 신예 강경학이 잘 메우고 있지만 상대팀에게 주는 압박감은 다소 떨어진다. 포수 조인성 역시 수비와 일발 장타력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상훈의 수비력·작전수행과 김태완의 장타력도 지금 당장 한화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부상 선수들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복귀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지만 김성근 감독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욕심이야 당장 쓰고 싶다. 어느 포지션이든 다 필요한 것 아닌가"라면서도 "하루이틀 때문에 애를 망가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순리대로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어 김 감독은 "(야수들은) 방망이를 치고 바로 경기에 들어오는 게 쉽지는 않다. 경기부터 먼저 하고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상 회복에 이어 2군 경기에서 뛰며 차근차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것이다. 실제 한상훈은 2군 경기부터 투입돼 감각을 찾는 중이다.

이 같은 김 감독의 선택은 마운드 운용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한화 마운드에는 배영수와 이태양이 빠져있다. 특히 배영수는 허리에 담이 걸려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다. 일정상으로 5일 마산 NC전 선발 투입이 예상됐지만, 4일 경기가 우천 연기되자 다시 미뤄졌다. 굳이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의중이다.

김 감독은 "지금 레귤러가 없지만 부족함 속에서 만족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잘하고 있지 않나 싶다"며 "20경기에서 5할 승률을 한다면 좋을 것이다"고 부상병들의 복귀까지 목표도 밝혔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김 감독의 인내심은 굳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