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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거리는 첼시, 그래도 우승 향해 간다
출처:코리아골닷컴|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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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투지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무능함이 프리미어 리그의 우승 경쟁을 첼시 쪽으로 기울게 했다. 그렇지만 첼시도 시즌 초반에 보여주던 멋진 모습을 모두 잃었다.

10명이 뛴 파리 생제르맹(PSG)에 밀려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며 첼시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조세 무리뉴 감독은 2004년 프리미어 리그에 처음 입성할 때와 마찬가지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나와 다른 감독들을 비교해보라. 나만큼 성공을 거둔 감독은 거의 없다. 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공에 대한 집착을 모두 뛰어넘었다는 것이 나의 특별한 점이다."

이렇게나 솔직한 발언은 다른 감독이었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 입성 첫 해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무리뉴라면 이러한 발언을 뒷받침할 근거가 있다. 그렇지만 사우샘프턴과 1:1로 비긴 경기는 첼시라는 팀이 무리뉴만큼 특별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PSG전의 실망스러웠던 모습을 만회하길 기대하며 무리뉴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단 한 명의 변화만 줬다. 디에구 코스타는 거의 두 달 만에 골을 터트리며 부진을 만회했지만, 사우샘프턴이 사디오 마네와 셰인 롱의 빠른 움직임으로 네마냐 마티치를 괴롭히기 시작하며 문제가 생겼다. 첼시는 또다시 지친 모습을 보였다.

놀라운 것은 첼시가 후반 들어 11일이나 휴식을 취하고 나온 사우샘프턴을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후반 8분 만에 마티치 대신 하미레스를 투입한 무리뉴 감독은 "하미레스가 상대의 역습을 끊어버렸다"고 칭찬했다. 사우샘프턴의 모르강 슈나이데를랑, 조세 폰테, 프레이저 포스터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첼시는 홈에서 승점 3점을 따냈을 것이다.

PSG를 상대로는 방심 탓에 승리를 놓쳤던 첼시지만, 이번에는 결정력이 문제였다. 덕분에 2015년 들어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은 다소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맨시티는 번리를 상대로 설명조차 불가능한 수준의 붕괴를 보여줬고, 첼시는 쉽게 앞서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음에도 승점 1점만을 추가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과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첫 번째 관점은 홈에서의 무승부는 좋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무승부는 맨시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6점 차로 앞서 나가가게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승 경쟁 구도에 진입하기 시작한 아스널의 흐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어떤 흐름을 얘기하는 건가? 모나코에 1:3으로 패했던 흐름인가 아니면 웨스트 햄을 3:0으로 꺾은 흐름인가?"라고 반문하며 아스널의 우승 가능성을 일축했다.

6점 차의 리드를 잡은 첼시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추격을 허용한 것 자체가 놀랍다.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첼시는 무리뉴의 팀 다운 강력함에 멋진 스타일까지 더해 따라올 팀이 없어 보였다. 코스타는 미쳐 날뒤었고, 에당 아자르는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혔으며,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였고, 마티치는 하나의 벽이었다. 공수 균형이 아름다울 정도로 완벽했다.

어쩌면 무리뉴 감독도 이러한 경기력에 매혹됐던 걸지 모르겠다. 로테이션을 활용하지 않던 첼시는 바쁜 일정 앞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토트넘에 3:5로 패한 경기 이후로 첼시는 이전의 강력함을 회복하지 못 했다.

위기의 순간이 되자 강한 무리뉴가 되살아났다. 경기력은 삐걱거리지만, 어떻게든 결과를 내며 기자회견에서의 날카로운 발언들로 분위기를 끌고 갔다. 경기장 안에서는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했고, 맨시티의 부진까지 겹치며 첼시는 최우선 목표였던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근접했다.

아직 첼시는 열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탈락하며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할 시간도 많아졌다. 이제 첼시의 우승은 과연 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하느냐가 문제가 됐다. 시즌 초반의 멋진 모습을 되찾으며 정상에 오른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 한다고 해도 무리뉴는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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