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토털풋볼, 판할은 답을 찾은 것인가
- 출처:풋볼리스트|2015-03-16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루이스 판할은 답을 찾은 것인가, 과거에도 그랬듯이?
판할 감독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전술 실험 끝에 찾은 답은 ‘토털풋볼’을 통해 익숙한 4-3-3 포진이었다.
맨유는 16일(한국시간)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4/2015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를 갖고 토트넘홋츠퍼를 3-0으로 완파했다.
판할 아래 가장 완벽한 승리 중 하나다. 이번 시즌 무실점으로 세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둔 건 네 번째다. 그중에서도 경기 내용은 이번 경기가 가장 좋다고 평가받을 만했다. 상대도 상위권 경쟁팀인 토트넘이었다.
맨유의 승리를 이끈 존재는 마이클 캐릭이었다. 선발로 복귀한 캐릭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 앞에 달레이 블린트, 필 존스, 크리스 스몰링,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수비수로 섰다. 수비형 미드필더 캐릭 옆에서 안데르 에레라와 마루앙 펠라이니가 중원을 맡았다. 최전방엔 웨인 루니, 좌우 공격수로 후안 마타와 애슐리 영이 섰다.
4-3-3에 가까운 선수 배치는 이날 맨유의 균형이 잘 맞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다. 이 포진을 바탕으로 하는 압박 축구는 네덜란드 출신 판할 감독에게 익숙한 토털풋볼의 기본적 선수 배치 중 하나다. 3-4-1-2, 4-3-1-2 등 온갖 변칙을 시도하며 ‘괴장’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판할 감독이 기본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 효과는 확실했다. 맨유는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전반전엔 토트넘의 공격을 완벽에 가깝게 봉쇄하고 경기를 주도했다. 토트넘 역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평소 성향대로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압박 축구를 시도했으나 맨유의 짜임새가 몇 수 앞섰다.
각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점이 지난 맨유의 모습과는 달랐다. 영은 측면에, 마타는 중앙에 자주 나타나며 서로 다른 측면 공격을 제공했다. 측면에 머무르기 좋아하는 영의 뒤엔 패스 전개가 좋은 블린트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마타의 뒤엔 오버래핑이 좋은 발렌시아가 지원하며 측면 조합이 조화로웠다. 여기에 루니나 에레라도 종종 측면으로 이동하며 토트넘 풀백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윙백 혼자 공격해야 했던 3-4-1-2 시절엔 보기 힘든 유기적 측면 공략이었다.
중앙도 유기적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펠라이니와 에레라는 캐릭의 지원을 받으며 모처럼 부담 없이 토트넘과 중원 싸움을 벌였다. 전방에 있는 루니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미드필드 장악에 힘을 보탰다.
각 포지션이 조화를 이루자, 공격은 물 흐르듯 풀렸다. 전반 9분 선제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날 측면 수비수로 나섰지만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볼 수 있는 블린트가 공을 잡자 캐릭이 순간적으로 전진했다. 블린트의 패스를 받은 캐릭이 노련한 전진 패스를 펠라이니에게 제공했고, 펠라이니가 마무리했다.
이어 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펠라이니의 제공권으로 만든 기회를 캐릭이 마무리했고, 전반 34분엔 루니 혼자 나빌 벤탈렙과 다이어를 돌파, 스스로의 힘으로 골까지 만들어냈다.
맨유는 그동안 주전으로 기용해 온 여러 선수를 빼고도 대승을 거뒀다. 컨디션 난조로 교체 투입된 라다멜 팔카오, 최근 많은 기회를 잡았으나 경기력이 나빴던 아드낭 야누자이, 부상 중인 로빈 판페르시가 선발에서 배제됐다. 그런 가운데 팀플레이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 위주로 비교적 평범한 포진을 짜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토트넘을 완파한 맨유의 경기력이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롱볼 축구나 답답한 수비 축구에 비해선 나은 경기 내용과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 사실이다. 20여 년 전 토털풋볼의 후예로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날린 판할 감독은 기본으로 돌아가 승리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