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토레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기나긴 방황을 마치고 친정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갔을 때, 그의 복귀에 쏟아진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러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비롯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토레스를 묵묵히 받아들였고, 그 기대에 부응한 토레스는 EPL 때보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된 플레이를 찾아가고 있다.

화려한 천재로 군림하다 초라한 조롱만을 등에 얹고 돌아온 박주영(30, 서울)에게서 토레스의 그림자를 본 것일까. 최강희 전북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라운드 FC서울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토레스의 이야기를 꺼냈다.

"토레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복귀했을 때도 심리적인 부분이 크지 않았겠는가. 박주영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해서 마이너스가 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최 감독은 "안정을 찾고 경기에 꾸준히 나오면 경기력과 체력이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동국(36) 역시 박주영에게 또 하나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동국은 최 감독은 "전북은 이동국의 친정팀은 아니었으나 선수 본인에게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고 돌아보며 "최태욱과 루이스, 에닝요 등 이동국을 보조해주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조언을 전했다.

오랜 부진과 침체의 터널을 지나 천신만고 끝에 친정팀에 날개를 펴고 내려앉은 박주영이 마음의 안정과 편안을 되찾고, 다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올시즌 K리그의 관심은 온통 그곳에 쏠린다. 최 감독의 이야기처럼, 토레스와 이동국이라는 본보기를 앞에 둔 박주영이 K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