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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강하지 않다? 슈틸리케 진위와 속내는?
출처:일간스포츠|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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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외신인터뷰가 설 연휴 동안 크게 이슈가 됐다.

스페인 신문 아스(AS)는 호주 아시안컵을 마치고 휴가 중인 슈틸리케 감독의 인터뷰를 21일(한국시간)자 신문에 게재했다. 국내 한 언론은 인터뷰 기사를 번역하며 ‘슈틸리케 감독, "K리그, 솔직히 수준 이하"‘라는 제목을 달아 논란을 부채질했다. K리그 비하 발언이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오역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준 이하"라는 말을 안 했다. 원문 그대로 해석하면 ‘La Liga coreana(한국프로축구는) la verdad(사실) no es muy fuerte(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면 대표팀의 책임은 막중한 편이다. 한국대표팀은 독일에서 뛰는 선수가 4명, 잉글랜드서 뛰는 선수가 2명이고 대부분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리그에서 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더 잘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수준 이하"라는 표현은 안 썼다. 하지만 "K리그는 강하지 않다" "유럽 선수들이 준비가 더 잘 돼 있다"고 말한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작년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나서 느낀 K리그에 대한 솔직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 전술이해도의 차이?

"연습 때 한국은 레알 마드리드보다 강하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왜?"

아시안컵 기간 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라고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성실하고 진지한 훈련 태도, 강한 승부욕, 감독의 의도를 충실히 이해하려는 모습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서 몇몇 선수가 훈련만큼 기량을 못 보이자 굉장히 의아해했다. 대회를 치르며 공식 기자회견 때도 이런 아쉬움을 몇 번 토로한 적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국내파와 유럽파의 전술 이해도에서 차이를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파는 지도자가 세세하게 움직임을 지시하고 알려주는 것에 적응돼 있다. 반면 유럽은 감독이 큰 틀에서 지시를 내리면 알아서 이행하는 문화다. 물론 이를 두고 K리거의 전술이해도가 낮고 유럽파가 높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럽파가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법에 좀 더 익숙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지난 4일 국내 언론과 아시안컵 결산 인터뷰 때 그는 "감독 자질만 갖고 있는 지도자는 결과만 중시하는 사람이고, 교육자 자질도 갖고 있는 지도자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다"고 했다. 또한 "축구를 선도하는 곳은 유럽이다. 한국 지도자들은 세계 축구에서 뭐가 일어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모두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 K리그 문화 수준 전체를 논한 것?

K리그가 한국 스포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프로축구의 문화 수준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발언이었을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결산 인터뷰에서 "축구가 일상에서 좀 더 화제가 됐으면 좋겠다"며 "작년 FA컵 준결승을 보러 갔는데 관중이 몇 백명에 불과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등 몇몇 라이벌전을 빼놓고 냉정히 말해 K리그는 인기가 낮다. 그런데도 정작 A매치가 열리면 대표팀에 수준 높은 플레이를 요구하는 국민 정서를 보며 슈틸리케 감독은 의아하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나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아시안컵 개막 전인 1월1일 시드니 훈련캠프에서 진행된 신년인터뷰 때 "대표팀 감독으로서 내가 바꾸고 싶은 게 있다. K리그 우승팀에서 상당히 많은 4-5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리그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스페인이나 독일처럼 국내파가 대표팀 근간이 되는 선순환 연결 고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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