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벨라라비(25)의 탐욕은 끝이 없었고, 방패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손흥민(23, 이상 레버쿠젠)만 홀로 빛났다.

레버쿠젠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임풀스 아레나서 끝난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와 원정 경기서 2-2로 비겼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 골키퍼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며 다잡았던 승점 3을 놓쳤다.

손흥민은 설연휴를 맞아 지동원(25, 아우크스부르크)과 코리안더비를 펼쳤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지동원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손흥민은 후반 29분까지 74분, 지동원은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레버쿠젠에선 손흥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전반에만 도움과 다름 없는 장면을 두 차례나 만들어냈다. 전반 8분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요십 드리미치의 선제골에 발판을 놨다. 전반 22분에도 벨라라비에게 기가 막힌 스루 패스를 배달했다. 두 장면 모두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무릎을 칠 정도로 훌륭한 패스였다. 정확한 타이밍에 동료와 상대 수비의 뒷공간에 치명적인 패스를 넣었다.

절호의 골 찬스도 잡았다. 손흥민은 전반 31분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오자 지체없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골망을 흔들기 직전 라그나르 클라반이 가까스로 머리로 걷어내며 무산됐지만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반면 레버쿠젠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벨라라비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최근 레버쿠젠과 2020년까지 재계약을 맺은 벨라라비는 자축이라도 하듯 홀로 7개의 슈팅을 날렸다. 독일 A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워낙 개인 기량이 뛰어나 5개의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더 좋은 위치에 있던 동료들의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레버쿠젠의 불안한 뒷마당도 다시 한 번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볼프스부르크전서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달성하고도 5골을 내주며 4-5로 패했던 레버쿠젠은 이날도 2골을 허용했다. 볼프스부르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에 뼈아픈 실점을 했다. 특히 이날 상대 수문장인 마르빈 히츠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레버쿠젠의 수비 집중력 부족과 불안함이 여실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