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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백도 실패? 판 할의 맨유는 어디로 가나
- 출처:코리아골닷컴|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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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진 부조화, 중원에선 루니에게 부담 가중… 결국 긴 패스에 의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달레이 블린트의 동점 골 덕분에 웨스트 햄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루이 판 할 감독의 방식이 맨유 팬들을 다시 한 번 당황하게 만들었다.
웨스트 햄과의 맞대결에서 맨유가 보여준 과거의 영광은 경기 종료 직전에 골을 터트리는 모습이 유일했다. 맨유는 경기 내내 고전한 끝에 운 좋게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
판 할 감독이 내린 결정은 전부가 잘못돼 서투른 경기 내용으로 나타났다. 그는 최근 뮌헨 참사 추모식에 참석해 맨유의 감독이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내며 맨유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맷 버스비의 방식‘을 따라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웨스트 햄 원정에서의 경기력은 자부심을 가지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판 할 감독은 전반전 내용을 비판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맞서 "세 번의 환상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후반에는 웨스트 햄보다 훨씬 나은 경기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는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마루앙 펠라이니를 투입한 것은 ‘플랜B‘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맨유는 종료 20분을 남겨두고 펠라이니를 투입해 긴 패스로 골을 노릴 수밖에 없었고, 끝내 그 방식이 통했다.
버스비 감독의 방식을 거론한 것만으로 판 할은 상당한 중압감을 느껴야 마땅한데, 지금의 맨유는 버스비 감독이 보여줬던 자연스러운 공격과는 거리가 먼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방식과도 거리가 멀고, 오히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방식과 가장 가깝다. 샘 앨러다이스 웨스트 햄 감독은 대놓고 "경기 막바지 맨유의 긴 패스에 대처하지 못 했다. 그냥 전방으로 공을 길게 차놓고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방식"이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판 할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3백이든 4백이든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 스타일이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제 이 말을 그대로 판 할에게 돌려줘야 할 때다. 맨유의 경기 스타일은 뻔하고 느렸다. 이런 템포로는 절대 상대를 무너뜨릴 수 없다.
원래 판 할 감독의 의도는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를 최대한 많이 투입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었다. 3-5-2 포메이션의 강점은 중원을 최대한 제압하는 것이었는데, 최근의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의 의도도 전혀 차이가 없다.
라다멜 팔카오와 로빈 판 페르시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게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 둘은 너무 비슷한 공격수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지 못 한다. 게다가 발도 느리고 자신감까지 떨어진 상태다.
더 문제인 것은 판 할 감독이 공개적으로 제임스 윌슨을 칭찬했다는 점이다. 판 할은 윌슨이 발이 빠르고 측면으로도 잘 움직이며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는 선수라고 콕 찝어 칭찬했다. 그런데도 윌슨은 경기에 뛰지 못 한다. 3주 전까지 교체 명단에도 들지 못 하던 팔카오가 이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 하면서도 경기 종료 10초 전까지 뛰고 있다.
중원도 문제다.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너무나 넓다. 웨인 루니가 아무리 환상적인 선수라고 해도, 그 혼자 버스 한 대가 들어갈 만큼 넓은 공간을 감당할 수는 없다. 달레이 블린트가 수비진 앞 공간을 메워주지만, 앙헬 디 마리아가 공격에 가담하면 루니가 공수 사이에서 고립되고 만다.
루니는 이번 시즌 네 번의 득점 기회를 확실하게 골로 연결했지만, 2015년 들어서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 했다. 중원에 그렇게 많은 공간이 비어 있는데도 판 할 감독은 웨스트 햄의 긴 패스 이후 떨어진 공을 왜 맨유가 공을 잡지 못 했는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표시했다.
판 할 감독의 철학은 방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맨유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불투명하다. 블린트와 루니에 대해서는 축구 지능이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하는데, 그러면서도 왜 안데르 에레라 같이 똑똑한 선수는 벤치에 앉아 있는지 의문이다.
맨유가 4-4-2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바꾸고 고수하기 시작한 시점은 하필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를 상대한 주중 경기였다. 판 할은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한 감독으로 유명한데, 공격 축구를 요구한 맨유 팬들의 외침에 4백으로 전술을 바꾸고야 말았다.
최소한 3-5-2 포메이션에서는 맨유 최고의 미드필더들인 후안 마타와 에레라를 블린트와 함께 투입해 경기의 주도권을 쥘 수는 있었다. 루니를 미드필더로 써서 4명의 미드필더를 구성하는 실험 또한 실패로 드러나고 있기에 다시 조정이 필요하다. 공격진에도 팔카오와 판 페르시의 역할 구분이 확실해져야 한다.
지금 맨유의 모습은 버스비의 방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