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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사랑'으로 무장한 염기훈, 헌신 약속하다
출처:조이뉴스24|201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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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 삼성은 김두현(33), 염기훈(32)과의 재계약에 머리가 아팠다. 구단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경영 효율화 정책으로 이들 고연봉자들을 내보내야 할 상황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인 이들은 재계약 협상을 끊임없이 했고 결국 인연이 엇갈렸다. 김두현은 성남FC로 떠났고 염기훈은 기존 연봉에서 상당한 금액을 감액하고 수원과 1년 재계약을 맺었다.

스페인 말라가의 전지훈련 숙소인 알후아인 리조트에서 만난 염기훈은 수원의 유니폼을 다시 입기까지의 고민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염기훈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뒤늦게 말라가에서 전지훈련 중인 수원에 합류했다. 1월 남해 전지훈련을 함께할 당시 서정원 감독은 "(염)기훈아, 스페인에 꼭 함께 가자"라며 계약이 성사되기를 바랐다.

계약 과정에서 염기훈은 고민이 많았다. ‘수원맨‘으로 남겠다는 마음이 강했지만, 현실적인 문제와의 절충이 어려웠다. 매일 집에 머무르며 어두운 표정으로 생각에 빠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구단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트려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으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이런 염기훈의 고민을 정리해준 이가 부인 김정민(30) 씨였다. 김 씨는 집에서 계약을 두고 고민을 하던 염기훈의 얼굴을 보더니 "오빠, 웃으면서 있자. 평소 때와 표정이 너무 다르다"라고 말했다. 염기훈 스스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아내는 완벽하게 그의 고민을 꿰뚫고 있던 것이다.

염기훈이 생각을 정리해 수원과 1년 재계약을 한 뒤 김 씨는 "오빠 지금 얼굴이 너무 밝다"라며 웃은 뒤 "빨리 스페인으로 가라"고 사랑으로 격려해줬다. 아내의 말이 아니었다면 염기훈의 수원 잔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과거 수원 구단의 배려에 대한 보은과 희생이기도 했다. 염기훈은 2010년 2월 수원 입단을 앞둔 상황에서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목포 전지훈련에서 목포시청과 연습 경기 중 왼발 피로골절 부상을 당했다. 부상자를 굳이 영입해야 되느냐는 의견이 있었고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염기훈은 "당시 울산에서 수원으로 가기로 이야기가 다 됐던 상황에서 부상을 당해 머리가 하얗게 됐다. 그런데도 당시 차범근 감독님이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영입해서 활용하자는 의견을 주셔서 수원에 입단했다. 그 때의 기억으로 수원이라는 구단에 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정원 감독은 계약을 마친 염기훈이 훈련에 합류하자마자 주장으로 선임했다.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주장을 추천하라고 했는데 오범석이 가장 먼저 염기훈을 거명했고 대부분 선수들이 지지했다고 한다. 수원에서 2년 연속 주장에 선임된 경우는 신홍기(현 전북 현대 코치)에 이어 염기훈이 두 번째다. 서 감독은 "내가 수원에 있는 동안에는 너도 있어야 한다"라며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염기훈의 주장 롤모델은 ‘영원한 푸른 피의 사나이‘ 곽희주(34, 알 와크라)다. 곽희주는 누구보다 수원 사랑이 큰 남자였다. 팔목에 수원 엠블럼 문신을 새겨 넣었을 정도다. 염기훈은 "(곽)희주 형이 주장일 때 왜 저렇게 집착하는지 몰랐다. 경기가 안 풀리면 하프타임에 작전판을 가져다 놓고 선수들과 열띤 토론을 할 정도였다. ‘왜 저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내가 주장이 된 뒤 희주 형처럼 하고 있더라"라며 웃었다. 그 역시 푸른피를 뺄 수 없는 수원의 주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수원 사랑이 짙어진 만큼 목표도 크다. 정규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꼭 해내고 싶다. 특히 챔피언스리그는 2011년 알 사드(카타르)와 4강전에서 비신사적인 행위에 휘말려 난투극을 벌이며 탈락했던 아픔이 있다.

염기훈은 "그 당시 수원은 FA컵 결승에도 오르고 탄력이 붙어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챔피언스리그 탈락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해내고 싶다. 정규리그도 마찬가지다. 전북 현대가 관건인데 만나면 아주 재미난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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