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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마저...두산, 재현된 레전드 잔혹사
출처:MK 스포츠|201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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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한 명의 레전드이자 프랜차이즈스타가 두산 베어스와의 인연을 쓸쓸하게 끝내게 됐다.

‘두목곰’ 김동주(39)마저 17년간의 프로 생활을 접고 은퇴를 선언했다. 김동주는 31일 MK스포츠에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운동을 하면서 현역 복귀의 의지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KT와 협상이 결렬되면서 마음으로 포기를 하고 있었다”며 “그러다 최근 다시 재협상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지도자로 복귀할 생각은 없다. 결정하기까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은 시원섭섭한 마음”이라며 은퇴를 알렸다.

은퇴는 정해진 것이 아니지만 김동주와 두산의 이별은 지난해 유니폼을 벗을 때부터 예견됐다. 하지만 구단이 내민 지도자 제안까지 김동주가 최종 거절하면서 두산과의 인연은 ‘사실상’ 끝난 셈이 됐다. 추후 극적인 만남도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프로야구 3루수의 각종 기록과 함께 두산 타자의 각종 기록을 갖고 있는 김동주다. 특히 김동주는 잠실구장에서만 131개의 홈런을 날리며 ‘잠실 홈런왕’에 올라 있다. 역대 2위가 타이론 우즈의 90개, 3위는 심정수의 76개로 당분간 현역 선수 중에는 이 기록을 깰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동주는 두산의 마지막 우승이기도 한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런 김동주지만 두산과의 이별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물론 김동주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많았다. 여러 사생활 문제를 노출한 것은 물론 부상 이후 몸 관리에도 실패하면서 가진 재능을 낭비했다는 것이 많은 야구인들의 공통된 평가. 그렇지만 두산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합당한 설명 없이 마지막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서 은퇴시키려 했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김동주는 단 28경기에 출장했다. 지난해는 몸 상태는 좋았지만 송일수 전 두산 감독은 끝내 김동주를 1군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송 전 감독은 김동주를 쓸 수 없는 카드로 평가했다. 특별한 부상이 아니었던 김동주를 쓰지 않았던 것은 결국 감독의 선택이자 고유권한.

하지만 송 전 감독은 지난해 3월 김동주에게 1군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당시 송 전 감독은 “김동주는 팀에 필요한 선수다. 김동주와의 면담에서 ‘2군에서 몸을 잘 만들어 놓으면 올 시즌 기회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김동주에 대한 충분한 보고를 받고 있다. 김동주에게 ‘지속적으로 준비를 잘 하고 있으라’고 주문했다. 또한 내가 직접 2군을 찾아 그를 직접 파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4월, 선수단에 공백이 생겼음에도 꾸준히 퓨처스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던 김동주를 끝내 불러올리지 않았다. 이후 여러 시기들에도 마찬가지였다. “성실하게 잘 준비를 하고 있다”는 퓨처스 코칭스태프의 평가를 받았던 김동주를 기용하지 않았다. 이후 김동주는 결국 시즌 중 “자신을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풀어달라”고 선언했다.

그 과정에서 김동주는 “두산과 불화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송 전 감독이 끝내 자신의 기용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끝내 김동주는 확장 엔트리에 조차 포함되지 못했고, 단 1경기의 1군 경기도 나서지 못한채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김동주와 두산이 결별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두산은 시즌 종료 후 김동주를 조건 없이 풀어주면서 코치 제의까지 했다. 두산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마지막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노장에게 뛰지 못한 그 1년은 더 뼈아프게 작용했다.

김동주는 이후 KT위즈와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면서 현역 복귀 기회를 스스로 무산시켰다. 이어 결국 은퇴를 선언, 두산의 레전드가 될 수 있었던 그는 많은 지탄을 받으며 선수생활을 마치게 됐다.

두산 팬의 입장에서 여러모로 씁쓸함이 남는 것은 이와 같은 사례가 한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거 두산은 항명파동과 선수협 관련 트레이드 등으로 많은 레전드를 잃었다. 이후에도 그 선수들은 두산과 인연을 오매불망 기다렸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혹은 두산이 긴축 정책을 펼친 2000년대 이후부터는 여러 이유들로 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단을 떠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김동주의 사례는 그 경우와 다르며 또한 팬들의 여론 또한 그것과 같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또 1명의 ‘레전드’가 두산과 결별하게 된 사실도 변함이 없다.

두산의 영구결번은 2명이다. 최초의 영구 결번이기도 한 1986년 OB(두산의 전신) 포수 김영신의 54번은 25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 추모하는 의미가 크다. 진정한 의미의 영구결번은 ‘불사조’ 박철순(2002년)의 21번이다. 그 뒤를 따를 수 있었던 또 1명의 프랜차이즈 스타의 영구결번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누구의 과오를 따지기 이전에 이 자체만으로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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