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사찰 파문에 휩싸였던 롯데 자이언츠의 파도가 일단은 잠시 잠잠해졌다. 전임 대표이사와 단장이 나란히 구단을 떠났고, 바로 그 다음날 그룹에서 재빨리 후임인사를 진행했다.

구단이 비난여론과 팬들의 시위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손쓸 부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구단 자체적으로는 문제해결이 힘든 상황이었고, 전임 대표이사와 단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서도 그룹은 새로운 대표이사와 단장을 물색했다. 그랬기 때문에 6일 전직 구단 수뇌부 2명이 나란히 사직서를 낸 뒤 7일 곧바로 후임자를 뽑을 수 있었다.

CCTV 사찰 사건에 대해 수사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여전히 선수단의 반응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약 2주 동안 프로야구를 흔들었던 롯데 사태는 잠시 소강국면을 맞이했다. 게다가 이창원 신임 대표이사가 이종운 감독을 교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 구단 안정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전임 대표이사가 선임한 이종운 신임 감독은 순식간에 수뇌부 2명이 동시에 사라지면서 잠시 정통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렇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감독을 흔드는 건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감독을 선임했기 때문에 이를 철회하는 건 구단으로서 큰 부담이 된다.

신임 대표이사가 이종운 감독의 지위를 확인해주긴 했지만 아직 문제는 산적해있다. 선수단과의 갈등을 푸는 것도 필요하지만, 코치진 조각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그래도 구단이 늘어나면서 프로야구 전반에 ‘코치 구인난‘이 퍼져 있는데, 롯데는 이번 사태를 통해 코치를 구하기 더욱 힘들어졌다.

이종운 감독은 고교야구 감독으로만 일해오다가 올해 후반기가 돼서야 프로에 돌아왔기 때문에 인재풀이 좁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사태를 통해 종전 코치들이 다수 팀을 떠나 롯데 코치로 오는 걸 망설이는 인사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모 해설위원은 롯데의 제의에도 불구하고 단칼에 거절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구단들은 일찌감치 마무리훈련에 돌입,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지만 롯데는 아직 코칭스태프 인선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 마무리훈련은 사직구장과 상동구장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훈련을 지시할 코칭스태프가 부족하다보니 체계적인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넘어 산이다. 롯데는 최대한 빨리 구단 정상화를 노리고 있는데 가장 기본이 될 코칭스태프 구성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프로야구 비활동기간인 12월까지는 3주밖에 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