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30일 한국시리즈의 키 플레이어로 ‘국민타자‘ 이승엽을 꼽았다. 시즌 개막 전에 했던 말과 똑같았다. 이승엽이 제몫을 해준다면 통합 4연패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설명이었다.

이승엽은 올해 127경기에 출장, 타율 0.308와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111경기에 나섰던 지난해 성적(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에 비하면 그야말로 ‘부활‘이었다. 특히 올해 타율은 그가 국내에서 뛴 12시즌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국내 통산 타율 0.302보다도 뛰어나다.

이승엽은 이날 한국시리즈에 대비해 치른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류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5회 2루타를 친 데 이어 7회 좌전안타로 결승타점을 올리는 등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지난 28일 KT와의 연습경기에서도 5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이승엽에게 올해 ‘가을 야구‘는 명예회복의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148(27타수 4안타)와 1타점에 그친 탓이다. 당시 그는 "후배들의 활약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내년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내 이름을 되찾겠다"며 아쉬워했다.

이승엽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대2로 승리,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선 넥센을 상대로도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타율 0.333와 3홈런 17타점을 챙겼다. ‘20승 투수‘ 밴헤켄을 상대로는 11타수 2안타에 머물렀으나 소사에게는 8타수 3안타, 오재영에게는 3타수 2안타를 뺏어냈다. 다만 LG전에서는 타율 0.274와 3홈런 8타점을 기록,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리오단과 우규민을 상대로는 14타수 4안타, 8타수 2안타였으며 류제국에게는 7타수 무안타로 봉쇄당했다. 사이드암투수 신정락과는 맞대결이 없었다.

삼성은 이날 KT와의 연습경기에서 훈련 중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김상수를 제외한 베스트 라인업을 완전 가동했다. 선발투수 윤성환은 4이닝을 안타`볼넷없이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권오준`권혁`김현우`심창민`박근홍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