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에서 쓰라린 아픔을 겪은 한국 축구가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뗀다. 첫번째 상대는 남미 복병 베네수엘라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가입을 앞두고 있는 ‘베테랑‘ 이동국(35, 전북 현대)이 선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예정된 베네수엘라전을 시작으로 A매치 2연전에 돌입한다.

이번 경기는 브라질월드컵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A매치다. 실망스런 모습으로 조별리그서 탈락했던 아쉬움을 씻는 첫 번째 과정이다.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모든 준비는 끝이 났다. 신태용 감독도 4일 기자회견을 통해 "팀 분위기나 선수들의 정신력, 하고자 하는 의지들이 상당히 강하다"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적용할 전술과 베스트11 멤버도 사실상 정해졌다. 소집 당시부터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한 신태용 감독은 이를 위해 기존 대표팀에 적용됐던 4-2-3-1을 버리고 4-1-2-3으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최전방 원톱은 이동국이 찜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동국의 출전 여부에 대해 "공격수 중 이동국의 컨디션이 최고"라면서 사실상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약 1년 2개월 여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으로서는 이번에 그라운드를 밟으면 A매치 100경기를 채워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동국을 향한 시선은 A매치 100경기의 대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보다는 대표팀과 그 동안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던 그가 이번에는 과연 그 악연을 끊고 날아오를지에 더 모아지고 있다.

이동국은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에 오르는 등 3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만큼 팬들이나 본인 스스로나 이번 A매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1998년 첫 태극마크를 단 이래 16년간 영욕의 시간을 보냈던 이동국에게는 명예회복을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