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길었던 무관의 세월을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고 평가한 뒤, 다시금 우승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아스널은 2004-05 시즌 FA컵 우승 이후 9년 만에 2013-14 시즌 FA컵 정상에 오르며 길었던 무관의 세월을 끝냈다.

이는 하이버리를 떠나 에미레이츠 경기장으로 이전하며 선수 영입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벵거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며, 아스널이 우승 대신에 더 중요한 시기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스널은 전보다 규모가 큰 경기장을 건설해 장기적으로 더욱 안정적인 구단 운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벵거 감독은 친선 대회인 에미레이츠컵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아스널의 무관에 대해 변명한 적은 없다. 그렇지만 나는 구단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 감독 경력에서 가장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시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적은 자원으로 팀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흥미로운 도전이었다"고 무관의 세월을 돌아보았다.

FA컵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2003-04 시즌 무패 우승 이후 여전히 무관의 세월이 10년이나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스널은 지난여름 메수트 외질을 영입한 데 이어, 올여름에는 알렉시스 산체스까지 영입하며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벵거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매우 근접했었다. 우승팀인 맨체스터 시티와는 7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과거에는 경기력이 꾸준하기는 했어도, 우승까지 노리기에는 부족했다. 이제는 그만한 실력을 갖췄다. 말이 아닌 경기력으로 우승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