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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 해외
브라질vs독일: 네이마르 없어도 대박
출처:포포투|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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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 프리키 프라이데이(*2003, 린제이 로한 출연) > , < 빅(1988, 톰 행크스 출연) > , < 마법의 이중주(1988, 저지 레인홀드 출연) > , < 페이스오프(1997, 니콜라스 케이지 출연) > 의 공통점은 기이한 현상, 또는 인위적 행위로 두 인물의 육신이 뒤바뀌는(Body-swap) 내용을 주제로 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들은 (다소 유치하기는 하지만) 꾸준히 인기를 누려왔다.

‘셀레상‘(브라질 대표팀 애칭)과 ‘디 만샤프트‘(독일 대표팀 애칭)에도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 < 핫 칙(편집자 주 & 이도 유사한 영화) > 을 수없이 돌려본 ‘축구의 신‘이 번개를 내려친 탓인지 두 팀의 정체성이 뒤바뀐 것 같다. 못생기고 늙은 독일이 브라질의 열정을 얻은 반면, 브라질은 게르만 민족의 연삭기를 연상케 하듯이 누구에게도 아름답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거친 플레이로 결과만을 쫓는 팀이 되어버렸다.

# 알다가도 모를 팀, 브라질

브라질은 예전보다 덜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아직 브라질인들에겐 여유로운 ‘브라질리안 웨이‘가 남았다. 네이마르의 부상에 히스테릭한 반응이 나타나고, 창문에 기대어 우는 팔레스타인인 마냥 통곡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여전히 그들만의 위선도 존재한다. 브라질은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31개의 반칙을 범했다.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한 팀 한 경기 최다 반칙 신기록이다.

의아한 점은 반칙에 희생된 콜롬비아 선수들이 경기 후에 브라질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다는 것이다. 티아고 실바는 콜롬비아전에서 다소 불운한 두 번째 경고 카드를 받았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불필요한 반칙으로 경고를 받는 일 역시 브라질만의 방식이다.

여기서 던지는 질문 하나. 과연 ‘원맨‘이 빠진 ‘원맨팀‘은 어떻게 승리할까? 부상으로 낙마한 펠레를 대신해 그의 브라질 동료들이 우승을 이끈 1962칠레월드컵 대회가 좋은 참고서다. 네이마르를 대신해 경기에 투입될 윌리안은 이 참고서를 꼭 필독해야 한다.

네이마르가 맡았던 팀 리딩 역할은 오스카, 실바의 주장 완장은 열정적인 다비드 루이스가 대신 찬다. 다른 선수로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처럼 브라질은 어떻게든 승리 공식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거친 반칙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면서 역습, 세트피스 그리고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완벽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팀, 독일

이번에는 독일을 보자. 독일의 문제는 브라질과 전혀 다르다. 이론상 그들은 이번 준결승전에서 차분하고 중립적인 성향의 주심이 기용된다는 전제 하에 강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그들은 신구 조화, 풍부한 경험, 감독 지도력, 철두철미한 운영 시스템을 모두 갖췄다. 빼어난 골키퍼(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의 득점력, 그리고 필립 람, 마츠 후멜스, 마리오 괴체 등 수준 높은 선수까지 겸비했다. 부상과 경고 징계에서도 자유롭다. 그들을 괴롭힌 건 오직 감기뿐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전에서 선제골에 실패한다면 정신적 압박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독일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무기력한 모습을 종종 보였다. 이를 극복해야 우승 트로피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브라질의 광적인 홈 응원도 이겨내야 한다.

# 준결승 흔적들

양 팀이 8강전에서 남긴 흔적은 곧 준결승전 승리의 단서다. 브라질-콜롬비아전의 테마는 네이마르, 스콜라리 감독, 풍염한 미녀가 아닌 반칙이었다. 브라질은 90분 동안 총 31개의 반칙을 범했다.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단일 경기 최다 반칙 기록이다.

혹자는 브라질이 승리를 위해 아름다움을 버렸다고 한다. 전반전 12개였던 반칙이 후반전에만 19개로 늘었다. 이것은 반칙 빈도수가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90분 동안 압박과 투지로 무장했다고도 볼 수 있다. 대개 전반에 체력을 탕진한 팀은 후반에 발걸음이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독일은 프랑스에 1-0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프랑스전 승리는 방패의 단단함이 일군 작품이었다. 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프랑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선 것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독일은 경기 중 자기 진영에서 시도한 16개의 헤딩 클리어링을 모두 성공했다. 태클 24회, 인터셉트 10회, 슈팅 차단 5회에서 프랑스 공격진의 고충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켜봐야 할 점은 크로스 차단이다. 크로스가 배달되지 못하니 카림 벤제마가 침묵했다.

# 걱정거리들

브라질의 걱정거리는 주장이자 주전 센터백인 티아고 실바의 결장이다. 실바는 콜롬비아전에서 경고 한 장을 받아 경고 누적으로 독일전에서 뛸 수 없다. 아마도 단테가 선택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테도 훌륭한 수비수이지만, 실바의 공백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실바는 콜롬비아전에서 클리어링 14회, 공중볼 획득 5회, 슈팅 차단 3회 등 수비 진영에서 다부진 활약을 펼쳤다. 승리를 알리는 선제골도 그의 무릎(!)이 만들었다.



독일은 앞서 설명한 대로 감기 외에는 어떠한 부정적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부상도 없고 징계도 없다. 뢰브 감독이 원하는 선수 구성 그대로 경기에 출전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출전자 중에도 문제를 안고 있는 선수가 있다. 플레이메이커 외질이다. 외질은 2013-14시즌 여파로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매 경기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프랑스전에서 그가 시도한 패스를 보면 횡 또는 후방 패스가 대부분이다. 페널티박스 침투 패스는 4개뿐이고 그중 2개는 도중 차단됐다. 스루패스를 즐기는 그의 성향상 득점기회 창출 횟수가 1회에 그친 건 분명 문제가 있다. 독일이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시도하기 위해선 외질이 살아나야 한다.

# 핵심 선수들

축구의 스코어라인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한 골 차 승부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부상 결장하고, 독일에는 쓸 만한 스트라이커(뮐러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다)가 없는 탓이다. 자연스레 시선이 다른 구역, 특히 태클 전쟁이 벌어진 중원으로 쏠린다.

이곳에는 페르난지뉴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버틴다. 두 선수는 각각 감독의 기용순위와 몸상태 때문에 예선전 첫 경기부터 중용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존재가치를 뽐내면서 이날 선발 출전이 유력해졌다.

페르난지뉴는 ‘반칙 전쟁‘이 벌어졌던 콜롬비아전에서 공 탈취 10회, 태클 5회로 중원을 장악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압박과 동시에 패스(45개 성공) 및 볼 간수 능력을 발휘, 독일식 ‘티키타카‘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치열한 중원 전쟁, 나아가 결승 티켓을 걸고 싸울 이 날 경기의 열쇠를 쥐고 있다.

#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통계

- 월드컵 역사상 두 팀이 맞붙는 두 번째 경기이다.

- 첫 맞대결은 2002한일월드컵 결승전으로 브라질이 2-0으로 승리했다. 호나우두가 2골을 모두 넣었다.

- 이 경기 이후 양 팀은 이번 경기 전까지 FIFA컨페더레이션스컵 포함 세 번 상대했다. 전적은 1승 1무 1패다.

- 가장 최근 경기는 2011년 8월 열렸다. 슈바인슈타이거, 쉬를레, 괴체가 득점한 독일이 네이마르와 호비뉴가 분전한 브라질을 3-2로 제압했다.

- 브라질은 독일과의 최근 10회 맞대결에서 경기당 평균 2.2골을 기록했다.

- 브라질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 브라질은 지난 여섯 번의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5승 1무) 물론 여섯 번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 네이마르는 자신의 첫 월드컵에서 4골 1도움을 올렸다. 브라질 전체 득점(10골)의 절반을 혼자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준결승전에는 부상 결장한다.

- 브라질은 티아고 실바가 활약한 최근 10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8승 2무)

- 실바의 대체자로는 단테가 유력하다. 단테는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와 FC바이에른뮌헨 소속으로 분데스리가에서만 151경기를 뛰었다.

- 단테는 골키퍼 2명 포함 이번 월드컵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브라질의 네 선수 중 1명이다.

- 브라질은 유럽팀과 최근 4번 맞대결에서 단 1회 승리했다. 그 승리는 개막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따온 것이다.

-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한 국가다.

- 그러나 지난 3번의 4강전에서 그들은 단 한 차례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 오른 대회는 2002한일월드컵으로 브라질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 독일은 이번 대회 최다 무실점 경기(3)를 기록한 국가다. 브라질의 ‘클린 시트‘는 단 1경기다.

- 독일은 남아메리카 팀과의 최근 9번 맞대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했다.(6승 2무 1패) 그 1패는 2002년 브라질이 안겨다 주었다.

- 독일이 최근 기록한 6골은 모두 각기 다른 선수들의 작품이다.

- 오직 토마스 뮐러(4골)만이 중앙수비수 마츠 후멜스(2골)보다 많은 골을 터뜨렸다.

- 두 팀 모두 준결승전에서 중앙수비수의 골에 기대어 결승에 진출했다. (실바, 루이스, 후멜스)

- 독일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월드컵 통산 15골을 기록 중으로 1골 추가시 호나우두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골 주인공으로 등극한다.

- 클로제는 양 팀을 통틀어 2002한일월드컵 결승전에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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