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던 복고 바람은 불어오지 않았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주목받았던 성남 박종환 감독과 경남 이차만 감독이 시즌 초반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8년만에 K리그 구단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과 15년만에 컴백한 이 감독은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지난 9일 열린 개막전에서는 경기 종료직전 터진 루크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따낸 경남이 활짝 웃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백전노장 사령탑들은 제자들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경남은 2라운드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내주며 0-3으로 완패했다. 22일 열린 전남전에서는 전반 초반 이창민이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갔지만 결국 난타전 끝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경남은 올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떠올랐고, 베테랑 조원희와 김영광이 가세하면서 패기와 노련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경남은 전남전에서도 6명의 신인을 투입하는 등 새얼굴들을 적극적으로 중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인 선수들이 프로에 완벽하게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한 모습이다.

성남을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의 속은 더 타들어가고 있다. 성남은 3라운드까지 1무2패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최하위권으로 밀렸다. 1라운드 경남에 패한 성남은 서울과의 홈 개막전에서 0-0으로 비겼다. 3라운드 제주와의 원정경기에서는 후반 27분 송진형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또 무릎을 꿇었다. 성남은 3경기에서 2실점만을 기록할 정도로 전반적인 경기력이 뒤떨어진 상황은 아니다. 다만 올시즌 단 1골도 터뜨리지 못하며 득점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개막 후 270분동안 득점포가 터지지 않자 박 감독도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22일 열린 제주전 직후 "경기력은 좋았고 기회도 많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감독도 선수도 모두 답답한 상황이다. 하지만 골이 터지고 첫 승을 거두면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