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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해외
구대성 선배 덕분에 ML 도전 가능"
출처:이영미 칼럼|20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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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호주에 도착했습니다.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을 이용해서 그런지 선수들이 모두 비즈니스석에 앉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국내선은 이코노미석 세 자리를 터서 앉는 형식이었다면 호주까지 가는 비행기는 항공사도 달랐고,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좌석도 업그레이드가 돼 나름 편안하게 여정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일은 호주 도착 후 출구를 통해 나가는 상황에 벌어졌습니다. 다저스 구단에서는 공항 나가면 호주 미디어를 포함해 팬들이 많이 나와 있을 테니 정장을 차려 입고 나가야 한다고 공지하더라고요. 비행기 안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던 선수들은 모두 정장으로 단장한 채 짐을 챙겨 들고 출구로 나갔는데, 이게 웬걸요. 선수들을 보기 위해 공항을 찾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시피 한 거예요. 아주 고요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어?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호주의 야구 열기가 메이저리그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조하다는 정보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선수들이 당황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으니까요.

호주는 미국 애리조나와 비슷한 날씨입니다. 대신 땀이 많이 나는 편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시차에 대해 걱정하고 질문도 하시는데, 아직은 별로 실감을 못하고 있습니다. 잠도 현지 시간에 맞춰 잘 자고, 일어나서 활동하는데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일부 선수들과 마틴 형은 도착한 다음날 아침부터 숙소 인근의 해변으로 나가 사진도 찍고 바다에 발을 담궈 보는 등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더라고요. 가만 보면 마틴 형이 제일 신나게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말로만 듣던 호주의 크리켓 구장은 정말 둥근 모양이더군요. 무엇보다 마운드랑 더그아웃이랑 거리가 멀고 외야의 홈런 펜스 뒤와 관중석이랑 떨어져 있어 외야에 앉는 관중들은 야구장의 선수들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듯합니다. 미디어에서는 외야 펜스가 짧아 타자에게 유리하다는 얘기도 하던데, 그건 우리 팀뿐만 아니라 상대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한테도 적용되는 부분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호주 원정 경기 동안 꼭 만나고 싶었던 분을 드디어 ‘알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지간하면 선배들을 ‘형’으로 부르는데, 그 분한테는 도저히 ‘형’이라고 호칭할 수 없더라고요. 저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준 스승이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해인 2006년 2월, 마침 뉴욕 메츠를 거쳐 한화로 돌아온 구대성 선배님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이 등판할 때마다 선배님이 뿌리는 공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무엇보다 그 분의 체인지업이 궁금해지더군요. 어떻게 하면 그 체인지업을 배울 수 있을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 찾아가선 체인지업을 가르쳐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대성 선배님은 어린 후배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자신의 체인지업을 전수해주셨습니다. 선배님은 제가 저에게 맞는 체인지업을 완성시켰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그때 배운 체인지업 덕분에 지금까지 제대로 밥 먹고 살 수 있게 됐습니다. 만약 그 체인지업이 없었다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또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구대성 선배님은 1969년생입니다. 와, 정말 대단한 나이 아닌가요? 마흔다섯 살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고 계신다는 사실이 존경과 감탄을 자아냅니다. 그래서 제가 어제는 이렇게 여쭤봤습니다. “선배님,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이제 그만 하시고 좀 쉬세요”라고. 그랬더니 자신도 이젠 쉬고 싶은데, 호주팀에서 계속 현역 연장을 권유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또 질문을 던졌습니다. “선배님, 여기서는 어느 정도 대우를 받으세요?” 후배가 감히 선배의 몸값을 물었다는 게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워낙 사람 좋은 선배님은 후배의 도발적인 질문에도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주십니다. “난 안 받아도 된다고 말하는데, 구단에선 꼭 받아야 한다고 해서 조금 받고 있어.”

나중에 알고 보니 2500불에서 3000불 정도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돈도 자신을 위해 쓰시지 않고 선수들과 함께 식사하는데 대부분을 소비하신다고 하네요. 구대성 선배님은 호주에서 도를 닦고 계신 듯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마치 친동생을 대하듯 자상하게 대해주신 선배님을 통해 저도 또 다른 깨달음을 안게 됐습니다. 선배님은 제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선배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실제 우리 팀 선수들에게 구대성 선배님의 화려한 프로필을 설명해주면서 그 분과 함께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야구한 데 대해 존경하는 선배로부터 인정을 받고나니 앞으로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생겨납니다.

호주에서 치르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1년 전 이맘때를 떠올리면 비교조차 안 될 정도의 편안함과 여유가 존재합니다. 이젠 저도 상대팀 선수를 알고, 그들도 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나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대결을 벌이는 셈입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잘 던져도, 못 던져도 ‘류현진답게’ 마운드에 설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응원 많이 해주실 거죠?

*이 일기는 류현진 선수의 구술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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