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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양현종 "석민이 형, 응원할게요"
출처:스포츠경향|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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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이 형, 며칠 전 서울에서 만나고도 못한 얘기가 있어서 편지를 써요.

나 신인 때부터 7년 동안 같이 생활하고 3년 동안 룸메이트도 같이 하면서 형의 좋은 모습 많이 봤는데, 이제 형하고 같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나는 무척 서운해요.

사실은 형이 우리 팀을 떠난다는 게 처음에는 실감나지 않았어요. 시즌 중에 류현진 선발 경기 중계 보면서 얘기한 적 있잖아요. 형이 저렇게 등판해서 중계하는 거 볼 생각하면 나는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다고. 그런데 형이 두달 동안 미국에 있을 때 나한테 문자 한 번 보낸 적 있죠. "내 동생"이라고 하면서 "고맙다"고. "그동안 형이 섭섭하게 했던 점 있으면 다 이해해달라"고. 영영 못 만날 사람도 아닌데, 그 문자를 보고 처음으로 이제 형이랑 같이 야구할 수 없는 건가 해서 많이 울컥했어요. 처음으로 실감도 났고.

 



형이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게 TV에 나오면 우리는 더 든든하고 뿌듯할 것 같아. 어느 선수보다 더 응원 많이 할 거에요. 형의 진로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형은 속은 여려도 워낙 욕심이 많고 독기도 있는 선수니까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나는 믿어요.

나도 형한테 못한 게 많은데, 항상 장난쳐도 너그럽게 받아주고, 형과 함께 한 시간은 정말 좋은 추억이었어요.

2011년이었지. 형은 정말 야구를 잘 해서 4관왕에 MVP도 하고, 나는 너무 못했을 때. 우리 룸메이트였잖아요. 내가 너무 힘들어할 때 형이 한 마디 했던 게 지금도 기억나요. "나 2007년 최다패 투수였다. 18패나 했다"면서 "힘내라"고 했던 얘기. 항상 나를 격려해줄 때마다 형이 그동안 지내왔던 경험들을 많이 얘기해줬던 게 나한테는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잊지 않을 거에요.

형이 최다패 했을 때도, 최다승 했을 때도 같이 옆에서 보고 있었지만 형은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선배에요. 사람들은 모르지만 마음이 많이 여리고, 또 정말 웃긴 선배고요. 형이 동생들한테 좋은 얘기도 해주고 타일러주는 것 보면서 나도 많이 배웠어요. 나도 아직은 어리지만 나보다 어린 후배들에게는 형이 했던 것처럼 많은 걸 알려주고 좋은 얘기 해주는 따뜻한 선배가 될게요.

며칠 전에 만났을 때 보니까 형 굉장히 멋있어졌더라고요. 그 전에도 물론 멋있는 형이었지만, 미국에 오랫동안 있다 와서 그런지, 오랜만에 봐서 내 느낌이 그런지 몰라도 형이 굉장히 멋있는 남자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 더 많이 응원할 거에요.

그리고 나도 형처럼 정말 열심히 해서 형처럼 우리 KIA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게요. 형이 없는 빈 자리, 다른 형들하고 열심히 잘 메워서 우리 KIA가 우승하는 모습, 꼭 형이 미국에서 TV로 볼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 떨어져 있더라도 형도 날 많이 응원해줘요.

형도, 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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