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압박해 (기성용의) 플레이를 차단하겠다"는 ‘적장‘ 주제 무리뉴(첼시)의 경계도 소용없었다. 기성용(24, 선덜랜드)이 첼시를 상대 연장 후반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로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쏘아올리며 팀의 리그컵 4강행을 견인했다.

기성용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오브라이트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3/2014 잉글랜드 캐피탈원컵 8강전에서 연장 후반 13분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2-1의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후반 18분 크레이그 가드너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뒤 기성용은 1-1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 파비오 보리니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제치고 각도를 만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첼시의 골망을 갈랐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기성용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5일 리그 경기에서 선덜랜드를 4-3으로 힘겹게 제압했던 무리뉴 감독은 지난 7일 선덜랜드 지역지 ‘크로니클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기성용은 선덜랜드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라며 "윌리안을 붙여서 그를 압박할 것이다. 기성용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장의 경계도 소용이 없었다.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전방에 배치되며 공격 선봉에 섰고, 끝내 결승골을 터트리며 무리뉴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실제 기성용은 결승골에 앞서 연장 후반 8분에는 결정적인 헤딩슈팅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하는 등 맹활약했다. 마크 슈와처의 슈퍼 세이브가 없었다면 골로 연결되는 완벽한 찬스였다.

결국 경기 종료 2분 여를 앞두고 상대 골망을 흔든 기성용은 첼시를 침몰시키며 1998/1999시즌 이후 15년 만에 선덜랜드를 리그컵 4강에 올려놓았다. 기성용을 알고도 막지 못한 첼시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그래서 더 쓰라린 패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