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29분, 그리고 후반 30분. 최근 두 경기에서 이청용이 투입된 시점이다. 개막 후 리그 9경기에 연달아 선발 출전했던 이청용이 최근에는 연달아 교체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것도 후반 막바지에 15분여를 남기고서다.

2부리그인 잉글리시 챔피언십의 볼턴 소속인 이청용은 그 동안 부동의 주전으로 인식돼 왔다. 이청용, 크리스 이글스, 다비드 은고그는 더기 프리드먼 감독도 인정하는 볼턴 공격의 핵이었다. 그런데 최근 입지를 흔드는 바람이 불고 있다. 특별한 부상 징후가 없음에도 연달아 교체로 투입된 것이 그 방증이다.

이청용이 교체로 나서는 동안 볼턴은 염원하던 리그 첫 승에 성공했다. 10라운드 블랙풀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볼턴은 11라운드 버밍엄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청용의 출전 형태가 선발에서 후반 교체로 전환된 것은 볼턴의 긴 부진에 대한 분위기 전환의 차원이 높다. 볼턴은 10라운드까지 5무 5패를 기록하며 24개 팀 중 23위를 기록했었다. 승격이 목표였던 볼턴으로서는 초반 부진이 당혹스러웠다. 프리드먼 감독은 주요 선수들에게 강한 믿음을 보였지만 부진을 끊기 위해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하는 강수를 둘 수 밖에 없었다.

프리드먼 감독은 공격의 요체였던 이청용, 이글스, 은고그를 빼고 저메인 벡포드, 닐 단스, 대런 프라틀리를 새로운 조합을 내세웠다. 버밍엄시티와의 경기에서 변화가 통했다. 벡포드 선제골을, 단스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했다.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반전에 성공한 프리드먼 감독은 첫 승의 주역들에게 당분간 계속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청용의 역량을 낮춰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프리드먼 감독은 4일 ‘볼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청용은 상대 수비를 부수는 측면 공격수다”라며 여전한 믿음을 보였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 동안 이청용도 빨리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공격포인트로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