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요케레스가 유럽 최상위 리그 데뷔전에서 크게 부진했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라운드를 치른 아스널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최전방으로 선발 출전한 요케레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프리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여파인지 요케레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무거웠다. 요케레스가 공을 잡으면 아스널의 공격 속도는 느려졌고, 박스 안으로 들어온 전진 패스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실수도 잦았다.

결국 요케레스는 후반 15분 카이 하베르츠와 교체됐다. 이날 요케레스는 60분 소화하며 슈팅 0회, 드리블 0회, 지상 볼 경합 성공률 29%(2/7), 공중 볼 경합 성공률 17%(1/6) 등 부진한 지표를 낳았다. 요케레스는 지난 2023년 4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코벤트리시티 소속으로 치른 블랙번전 이후 70경기 만에 경기 중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요케레스의 부진을 언급했다. "많은 것을 잘했지만 압박에서는 더 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7~8차례 완전히 열려 있던 찬스에서 공격으로 이어가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요케레스가 경기 감각을 되찾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올여름 아스널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요케레스는 전 소속팀 스포르팅CP과 극심한 불화를 겪었다. 당시 요케레스는 구단에 강력하게 이적을 요청했고 아스널행 성사 전까지 프리시즌 팀 훈련에 불참할 것을 통보했다. 이적이 지체되면서 새 시즌 준비를 제대로하지 못한 요케레스는 어설픈 몸상태로 아스널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다.

개막 2주 전 아스널로 급하게 합류한 요케레스는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요케레스는 넓은 공간에서 공을 받는 플레이를 즐기는 만큼 주변 동료와 약속된 플레이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날 경기에서도 요케레스는 동료들의 플레이와 동떨어지는 움직임으로 몇 차례 찬스를 스스로 무산시켰다.

현지 전문가들도 이를 지적했다. 전 리버풀 미드필더 대니 머피는 ‘BBC‘를 통해 "요케레스의 기록은 좋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입장이라 안타까웠다. 아스널에는 창의적인 선수들이 많지만 오늘은 그들의 도움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평했다.

전 잉글랜드 공격수 다니엘 스터리지는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아스널은 요케레스와는 전혀 다른 유형인 하베르츠를 스트라이커로 기용해 왔다. 새로운 움직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요케레스 역시 팀에 맞춰 자신의 플레이를 바꿔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아스널은 전반 12분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헤더골이 결승골이 되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올여름 6,400만 파운드(약 1,200억 원)로 지난 시즌 54골을 넣은 요케레스를 품은 아스널은 PL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득점력을 책임져야 하는 요케레스의 침묵이 길어진다면 아스널은 예상보다 빨리 고비를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