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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영웅' 박항서, 실수의 두려움 자신감으로 바꾼 리더십
출처:뉴시스|202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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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낯선 문화와 오랜 타지 생활을 딛고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서번트 리더십‘ 비결을 전수했다.

박 전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의 입학식에 첫 강사로 나섰다.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역임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베트남은 박 전 감독의 지휘 아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을 달성하며 동남아 강호로 떠올랐다.

박 전 감독은 부드럽게 포용하고 섬기는 리더십,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으로 베트남 축구팀을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의 첫 주자로 나선 박 전 감독은 ▲리더십의 변화 ▲존중 ▲먼저 다가간다 ▲선수가 먼저다 ▲용서 ▲보호 ▲목표 설정까지 7가지 주제를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냈다.

박 전 감독은 "31살에 지도자를 시작했고, 61살에 베트남에 갔다. 원래는 다혈질이고 독하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었다. 지도자로서 바뀐 건 베트남에 가면서부터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베트남에서는 이방인이다. 처음에는 1년만 버티자고 생각했다. 당시 베트남 외국인 감독 평균 수명이 8개월 정도였다. 이방인이기 때문에 자신을 낮추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느꼈다. 흠 잡힐 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에 자리 잡은 낮잠 문화나 쌀국수를 비롯한 식습관 등을 적극 받아들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너희 문화와 관습을 존중한다. 나는 적극적으로 ‘베트남화‘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운동장에서 내가 지시한 기술적인 부분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했다. 5년4개월이라는 재임 동안 베트남의 관습과 문화를 존중했다. 이방인이기 때문에 늘 낮추려고 노력했고, 첫 마음가짐을 잘 지켰다"고 설명했다.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적인 장벽이었다. 그럼에도 박 전 감독은 치료실로 찾아가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파파‘라 불릴 만큼 큰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시절 힘들었던 걸 묻는 질문에 "처음 느낀 건 소통이었다. 통역이 24시간 있지만, 제삼자를 통하면 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교감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언어가 안 통하는 게 많이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어 "두 번째는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고 장비도 부족했다. 특히 축구 전문가가 없었다. 현대 축구는 과학이다.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때는 감독이 전부 해야 했다.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또 그는 "나도 선수 생활을 했지만, 감독이 치료실에 오면 싫어한다. 목적은 뚜렷했다. 치료실은 마사지와 치료를 받는 선수들의 사랑방이다. 부상 상태와 팀 분위기 그리고 개인적인 것들까지 여러 정보를 들었다. 같이 장난을 치기도 했다. 훈련이 끝나면 간식이 의무실에 오는데, 나중에는 선수들이 간식 먹으러 오라고 찾아오기까지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라운드 위에서 심판 판정에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도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였다.

박 전 감독은 "한국에서는 실수하면 크게 혼난다. 사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연습은 잘하기 위해서 하는 거고, 실수하는 건 당연한 거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요구하는 대로 해봐‘라고 지시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라는 말도 베트남에 가서 많이 느꼈다. 각자 갖고 있는 능력을 극대화하는 게 내 목표였다"고 전했다.

이어 "심판 판정은 조금 자제해야 할 것도 있다. 혈기 왕성할 때는 다혈질이다 보니 자주 충돌했고 제재도 많이 받았다. 선수가 경고나 퇴장을 당하면 손실이 크지만, 내가 항의하면 비교적 덜하다. 심판한테 강하게 항의하면, 내가 잘못했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주 항의하는 건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박 전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 홍삼을 직접 공수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그는 "U-23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국에서 스폰서가 들어왔다. 선수들에게 나눠줬는데, 부모님께 드린다고 먹지 않더라. 속상해서 다음부터는 매일 아침 50명이 먹을 수 있는 걸 치료실에 놨다. 나중에는 홍삼을 먹지 않아서 힘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 많은 분께서 도와주셔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감독은 "베트남에서 자리 잡고 난 뒤에는 베트남축구연맹(VFF)에 선수 권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를 요구했다. 우리 선수들의 권리가 보장될 부분을 찾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데리고 있는 선수는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도 이야기했다.

수직적인 방향 대신 수평적으로 목표 설정을 잡은 것도 베트남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박 전 감독은 "내가 목표를 설정하면 선수들은 ‘당신 생각이니까‘ 하고 만다. 자신들이 직접 목표를 잡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의무감과 책임감도 느낀다. 장점도 단점도 있는 방법이다. 물론 목표를 높이 잡는 것도 중요하다. 쉽게 달성했다고 만족하거나 안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는 3개월간 총 13개 강의로 진행된다. 박 전 감독을 시작으로 정호승 시인, 방송인 정선희,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 보유자 권은주 감독 등이 리더십, 네트워킹, 웰빙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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