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 에이스 출신의 인생 역전? '여괴전' 스승 만나 PBA 드림 투어 정상까지
- 출처:CBS노컷뉴스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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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PBA)에서 실업 배구 출신 선수가 드림 투어 정상에 오르며 못 다 이룬 꿈을 위해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오정수(45)는 1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드림 투어 7차전‘ 결승에서 김대진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플 세트 접전 끝에 3 대 2(10:15, 15:3, 15:13, 7:15, 11:10)로 이겼다.
정규 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거둔 짜릿한 우승이다. 오정수는 상금 1000만 원과 랭킹 포인트 1만 점을 추가했다. 랭킹 47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 다음 시즌 1부 투어 승격을 사실상 확정했다. 또 상위 64명만 출전하는 ‘드림 투어 파이널‘ 출전권도 확보했다.
뚝심으로 빚어낸 역전 우승이다. 오정수는 1세트를 10 대 15(11이닝)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세트 8이닝째 하이 런 5점을 앞세워 15 대 3(10이닝)으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도 15 대 13으로 이겨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앞서갔다.
김대진도 4세트를 6이닝 만에 15 대 7로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 갔다. 김대진은 5세트에서도 2번이나 연속 4점을 터뜨려 7이닝까지 10 대 7로 앞서 매치 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하지만 오정수의 뒷심이 무서웠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오정수는 8이닝째 뱅크 샷을 포함해 4점을 몰아치며 11 대 10으로 5세트를 따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오정수는 20년 동안 배구 선수로 활약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조선대 출신 오정수는 실업 명문 서울시청에서 2년 동안 에이스로 뛰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는 크지 않은 186cm에도 탄력과 민첩한 수비까지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오정수는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더 이상 배구 선수로 뛰지 못했다. 2년간 모교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당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2년이었다. 오정수는 제주로 귀향, 취미였던 당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20년 친분을 유지한 ‘여괴전(역회전)‘으로 유명한 김현석(PBA 1부∙해설위원)에게 정식으로 레슨을 받았다. 지난 2023-24시즌 챌린지 투어(3부)로 PBA에 데뷔해 다음 시즌 2부 투어 우승까지 이뤘다.
우승 뒤 오정수는 "어떤 일이든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면서 "취미로만 삼았던 당구였지만 선수의 길을 걷게 해 준 김현석 형님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이어 "배구와 당구 모두 어렵지만 모두 묘미가 있다"면서 "배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도움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음 시즌 1부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만나게 될 텐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는 지난 11일부터 4일 동안 505명의 선수가 열띤 경쟁을 펼쳤다. 정규 투어가 마무리된 가운데 ‘드림 투어 파이널‘이 다음달 1일부터 4일간 같은 장수에서 열린다. 포인트 랭킹 상위 64명이 정규 투어 우승 상금의 2배인 2000만 원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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