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도 3할 쳤는데...' 통산 373홈런 거포가 7번 타순 원한다 "내 나이가 42인데 4번도 웃기는 일"
- 출처:스타뉴스|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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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IA 타이거즈는 야구계에서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전년도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KT 위즈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된다. 염경엽 LG 감독이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24시즌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KIA와 KT를 꼽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KIA가 우승권으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타선의 폭발력이다. 지난해 KIA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끝내 정규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으나, 가을야구가 당연지사던 때도 있었다. 9연승을 내달리며 6위에서 2위와 단 3경기 차 5위까지 순위를 크게 올린 지난해 8월 24일 수원 KT전부터 9월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그때다.
이때 KIA는 9경기에서 78득점 26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8.6점을 뽑아내는 가공할 득점력을 보이며 완전체 타선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KBO에 알렸다. 박찬호-김도영 두 테이블세터가 상대 진영을 흔들고 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 브리토로 이뤄진 클린업이 그들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김선빈-김태군이 준수한 콘택트 능력으로 다시 기회를 만들고 변우혁, 최원준 등이 한 방을 보여주거나, 상위 타선으로 바통을 넘기는 식이었다.
최형우는 타선의 폭발력을 인정하면서도 약간 다른 시선으로 왜 올해 KIA가 해볼 만하다고 느끼는지를 설명했다.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최형우는 "다들 우리가 올해 기대되는 이유로 지난해 9연승 때 타선의 폭발력을 이야기한다. 나도 그때가 기억에 남지만, 그보단 부족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크다고 봤다. 1번부터 9번까지 타순이 도는 걸 보면 상대 입장에서 쉬어갈 선수가 없다. 그걸 보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KIA는 모든 포지션에 최소 2명 이상의 선수가 기대받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야에는 좌익수 소크라테스,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나성범이 버티고 있고, 고종욱, 이창진, 김석환이 백업으로 들어간다. 내야는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의 자리가 확고하며 백업으로 김규성, 윤도현, 정해원, 박민 등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여기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베테랑 서건창까지 새로이 가세했다. 안방에는 김태군과 한승택, 한층 성장한 한준수가 있다. 가장 주전 자리가 불투명한 1루에는 기존의 황대인, 변우혁에 타율 3할의 이우성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최형우는 "폭발력은 어느 팀이나 잠깐씩 있을 수 있지만, 상대 팀이 봐도 ‘타선이 좋다‘고 느낄 정도가 되면 정말 좋은 것이다. 예전에는 우리가 강팀이라 불리려면 후배들이 커야 한다고 말했었다. 주전 라인업 9명 중에 3~4명이 더 커야 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9명이 다 갖춰졌다. 이제는 자신 있게 상위권 말고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연봉 규모를 봐도 그게 느껴진다. 보통 연봉이 성적과 성과에 비례하는데 지금은 억 단위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꽤 있다. 그만큼 후배들이 성장했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 2017년 KIA다. 현재로서 KIA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해인 2017년에는 정말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순이 없었다. 타율 0.370의 타격왕 김선빈이 9번을 치고 25홈런 89타점의 이범호 현 KIA 1군 타격코치가 7번을 치던 시절이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활약 중인 최고참은 자신이 2017년의 이범호 코치처럼 자연스레 하위 순번으로 밀려나길 바랐다. 최형우는 "나는 내가 정말 하위 타순으로 밀려 나길 바라는 사람이다. 내 나이가 한국 나이로 42세가 됐는데 이 나이 되도록 4번에 있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다행인 건 최근 내가 클린업에서 밀릴 뻔한 적이 많다. (황)대인이가 재작년에 91타점을 기록했는데 그 기세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내가 6번으로 밀렸을 것이다. 지난해 (변)우혁이도 뭔가 될 듯했는데 안 됐다. 올해는 대인이, 우혁이에 (이)우성이까지 있으니 내가 정말 7번에서 칠 수도 있다"면서 "팀이 잘하려면 나 같은 노장은 뒤로 밀려야 한다. 대신 나는 능력이 닿는 만큼 지원 사격을 한다는 생각이다. 후배들이 커서 잘하면 뒤에서 받쳐줄 것이고 후배들이 조금 주춤한다면 클 때까지 그동안 내가 끌어주면서 버틴다. 뭐가 됐든 후배들이 빨리 커서 자리를 잡으면 그때 내가 떠나면 된다. 난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후배들이 최형우를 넘어서기엔 증명해야 할 것이 많다. 지난해 최형우는 121경기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64득점, 130안타를 기록하며 불혹의 나이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KBO리그 통산 역대 최다 타점과 최다 2루타 기록을 경신하며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개막전에 100% 컨디션으로 나서기 위해 매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9월 주루 도중 상대 1루수와 충돌로 좌측 쇄골 분쇄골절 및 견쇄관절 손상 판정을 받았고, 쇄골 고정술을 받았다. 재활 기간만 4개월로 스프링캠프 참가도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재활에 들어갔고 현재는 70%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최형우는 "난 내 개인적인 욕심을 버린 지 너무 오래됐다. 무조건 팀을 위해서, 우승을 위해서 뛴다. 그동안은 우리 팀이 5강권이라 말해 왔는데 이젠 상위권이랑도 해볼 만하다. 특히 야수만 봤을 땐 정말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외국인 투수만 괜찮으면 된다.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급도 필요 없다. 150이닝만 뛰어 주는 외국인 투수만 와도 할만할 것 같다. 올해 충분히 우승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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