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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2부리그 강등' 수원삼성, '축구명가'는 어떻게 몰락했나
출처:스포츠한국|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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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명가‘ 수원 삼성이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K리그1(1부리그) 최종 38라운드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구단 역사상 최악의 순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최종 성적 8승9무21패, 승점 33점의 최하위(12위)로 K리그2(2부리그) 자동 강등. 1996시즌부터 프로축구에 모습을 드러낸 수원 삼성은 창단 28시즌 만에 첫 강등을 확정했다.

K리그1 4회 우승, FA컵 5회 우승(최다 공동 1위)의 영광과 모기업의 몸집 아래, 한때 울산 현대, 전북 현대, FC서울과 함께 K리그 ‘빅4‘로 불리기도 했던 수원 삼성. 하지만 한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에 그들의 자리는 더 이상 없다.

‘축구 명가‘ 수원 삼성은 어떻게 무너지게 된 것일까.



▶새 시즌 시작부터 ‘압도적 꼴찌‘, 연승 늦바람도 ‘너무 늦었다‘
K리그 대표 명문 팀 중 하나인 수원 삼성은 2022시즌 K리그1 최종전까지 단 한 번도 6위 이상 순위를 차지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당시 수원 삼성은 11승11무16패의 K리그1 10위로서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자 FC안양과 승강 PO를 치러 1,2차전 합계 2-1로 이기고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지만 구단 역사상 강등과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수원 삼성은 명문 구단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2023시즌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개막 10경기에서 2무8패, 승점 2점으로 K리그1 12팀 중 ‘압도적 꼴찌‘였다. 그러는 사이 이병근 감독이 경질되고 최성용 감독대행이 팀을 맡기도 했다.

지난 5월5일 있었던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가까스로 리그 첫 승을 거둔 수원 삼성은 K리그에서 이름난 전술가인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5월10일 12라운드 전북전부터 6월24일 19라운드 서울과의 슈퍼매치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단 1승(1무6패)에 그쳤다. K리그1은 한 시즌 동안 정규리그 38경기를 치르는데, 수원은 그 절반인 19경기를 치르고 고작 2승에 머무른 것이었다.

이후로도 강등권에서 허우적거리던 수원 삼성은 결국 지난 9월26일 김병수 감독마저 경질하고 ‘구단 레전드‘이자 현역 선수로 뛰고 있던 염기훈을 감독대행에 앉혔다. 사상 최초의 선수 겸 감독 부임. 하지만 이후 4경기에서도 1승1무2패로 지지부진하며 36라운드 수원FC와의 ‘잔류 경쟁팀 맞대결‘마저 진다면 정말 강등을 코앞에 두는 상황이었다.

수원 삼성은 36라운드 수원FC 원정, 37라운드 ‘슈퍼매치‘ 서울 원정에서 2연승을 달리며 잔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강원과의 최종전서 0-0으로 비기고 수원FC도 제주와 1-1 무승부를 거두며, K리그1 10위 강원FC(승점 34)-11위 수원FC(승점 33)-12위 수원 삼성(승점 33·최하위)으로 강등권 최종 순위가 확정됐다. 수원 삼성(35골)이 다득점에서 수원FC(44골)에 밀려 최하위가 됐다. 결국 미리 승점을 쌓지 못한 것이 화근이 돼 마지막에 와서 아등바등했음에도 강등을 맞이했다.

▶‘리얼블루‘로 포장된 방만 운영, 본전만 했어도 ‘잔류‘였다
수원 삼성은 2010년 2대 차범근 감독이 물러난 후, 팀에서 선수나 코치 등으로 활동하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레전드 축구인들을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리얼 블루‘ 정책을 펼쳤다. 3대 윤성효-4대 서정원-5대 이임생-6대 박건하-7대 이병근 모두 선수나 코치로서 수원 삼성에 기여한 감독들이다. 이후 김병수 감독 대에 멈췄던 ‘리얼 블루‘의 시곗바늘은 염기훈 감독대행 부임으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고, 결국 그 초침은 수원 삼성의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을 향했다.

수원 삼성이 ‘리얼 블루‘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K리그1 우승(2008년 마지막)을 차지하지 못했고 오히려 2부리그로 강등됐다는 점에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또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임생-박건하-이병근으로 감독이 3번이나 바뀌는 등 구단 레전드들이 성적 부진으로 씁쓸하게 팀을 떠나는 일이 잦았다.

프런트가 본인들의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소통하기 편한 구단 레전드 출신들을 감독으로 선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 목숨‘으로 만드니 선수들 사령탑을 중심으로 결집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리얼 블루‘는 아니지만, 올 시즌 김병수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도 수원 삼성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잔류 싸움을 펼치는 도중 일어나며 ‘원팀 형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한 수원 삼성의 운영 주체가 2014년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며 구단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줄였다고는 해도, 2022시즌 수원 삼성의 선수 연봉 지출액은 K리그1 11개 팀(김천 상무 제외) 중 8위(약 89억원)였다. 우승에 도전할 수준은 아니지만 강등될 규모도 아닌 것. 돈 쓴 만큼만 해도 여유롭게 잔류할 수 있는 정도다.

지난 시즌 K리그2 11개 팀 중에서도 연봉 지출 6위(약 51억원)였던 광주FC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3위, 지난 시즌 K리그1 연봉 지출 10위(약 77억원)였던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 2위와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 삼성이 투자 핑계를 하기 민망한 예시들. 결국 ‘리얼 블루‘를 포함한 수원 삼성 구단 프런트의 방만한 운영이 순위 싸움에서 본전(K리그1 잔류)도 챙기지 못할 만큼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강등 문턱인 승강 PO까지 경험했음에도 올 시즌에 최악의 성적을 경신하며 끝내 강등을 맞이했다. 그렇기에 앞으로 환골탈태한다는 보장 역시 쉽게 할 수 없다.

구단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시즌 결말을 맞이한 수원 삼성이 이번만큼은 바뀔까. 더 이상의 변화가 없다면 ‘명가 재건‘은 아득히 먼 나라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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