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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 투자했는데 "못 던지겠다"는 외국인…LG 결단 필요한 순간 왔다
출처:스포티비뉴스|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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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던지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니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32)를 이야기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플럿코는 지난달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있다. 골반 타박상이 문제였다. 그런데 부상 회복 정도를 바라보는 선수와 구단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 플럿코는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구단은 마운드 복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사령탑이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배경이다.

플럿코는 처음 골반타박상 진단을 받고 관련 자료를 미국 병원에 보내 소견을 들었다. 플럿코는 회복까지 4~5주가 걸린다는 미국 병원의 소견을 구단에 전달했다. 국내 병원에서 진단한 회복 기간보다 더 길었지만, 구단은 플럿코의 뜻을 존중해 지금까지 기다려 줬다.

염 감독은 플럿코를 가을야구 때는 기용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플럿코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 등 총액 140만 달러(약 18억원)에 계약했다. KBO리그 최상위급 외국인 투수 대우를 해줬기에 쉽게 플럿코를 포기할 수 없었다.

플럿코가 올 시즌 아프기 전까지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건 부정할 수 없다. 21경기에서 11승3패, 123⅓이닝,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하며 LG가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문제는 책임감이다. 플럿코가 정말 공을 던질 수 없는 몸 상태라 하더라도 어떻게든 팀을 위해 빨리 복귀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기다리는 구단도 마냥 답답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의지를 보이지 않으니 사령탑이 결국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국내 병원에서는 플럿코가 이제 공을 던져도 지장이 없다고 하는데, 본인은 어렵다고 말한다. 이러면 구단과 선수 사이에 의심이 싹틀 수밖에 없다.

일단 선수 건강 문제이기에 구단이 한발 물러섰다. 염 감독은 "플럿코는 정규시즌에는 못 나올 것 같다. 본인이 던지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니까. 본인 몸이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선수가 끝까지 공을 던지지 못하겠다고 하면, 구단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LG 선수단은 1994년 이후 29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지금까지 똘똘 뭉쳐 달려왔다. 정규시즌 1위 확정 매직넘버는 6까지 줄였고,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하면 통합 우승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플럿코가 계속 잡음을 내면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고심 끝에 마지노선을 정했다. 플럿코는 이번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내 병원에서 다시 한번 정밀 검진을 받는다. 염 감독은 오직 국내 병원 검진 소견을 듣고 플럿코와 남은 시즌 동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처음 다쳤을 때 미국 병원에서 5주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검사했을 때는 괜찮다고 해서 그러면 (복귀 시기를) 앞당기라고 한 것이다. 충분히 나는 할 만큼 이야기했다. 내 메시지를 전달했으니 본인이 결정할 것이다. 본인이 못 던지겠다는데, 내 몸도 아니고 강제로 던지게 할 수 없지 않나. 선수단 지정 병원의 정확한 검진을 받고 최종적으로 결정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첫 번째로 본인 의지를 볼 것이다. 본인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검진 결과에 문제 없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본인이 미국 쪽에 알아보고 본인이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라 내가 억지로 누를 수는 없다"고 덧붙이며 검진 결과와 함께 플럿코의 복귀 의지도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마운드와 그라운드에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킬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우리도 세팅을 해서 준비해야 하니까. 선수들에게 선발로 나갈지, 중간으로 나갈지 미리 통보를 해줘야 한다. 어떤 임무가 주어지고 준비하는 것과 그냥 준비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팀 자체가 우왕좌왕할 수 있다"고 했다.

플럿코를 전력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령탑에게도 부담이 큰 일이다. 그랬기에 지금까지 충분히 시간을 준 것이다.

염 감독은 "플럿코를 포함시키기 위해서 내가 엄청 노력했다. 우리 전력으로 포함시키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본다. 못 던지겠다고 하면 나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구단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다. 이제 플럿코의 몸 상태와 의지에 달렸다. 플럿코 스스로 한국시리즈 때는 힘을 보태고자 하는 뜻을 내비치지 않으면, LG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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