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여자 테니스 레전드, 다테 기미코가 올해 프로대회 6개를 만든 이유
- 출처:테니스코리아|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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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전통적으로 남자보다 여자테니스가 강했다. 특히 다테 기미코는 현역 시절, 세계 4위까지 올랐으며 은퇴 후 재복귀 이후 코리아오픈에서도 우승한 일본 여자 테니스의 레전드다.
그가 올해 프로대회 중 가장 낮은 등급인 총상금 1만5천달러 대회를 6개 만들었다. 그가 프로대회를 만든 이유가 현재 국내 테니스에 시사하는 바가 커서 일본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소개한다.
가장 낮은 등급인 1만5천달러 대회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국제테니스연맹(lTF)이 관할하는 프로대회에는 몇 가지 레벨이 있는데, 1.5만달러는 가장 낮은 카테고리다. 당연히 총상금이 가장 적고, 세계 무대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랭킹 포인트 획득을 위해 출전하는 대회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거쳐 가는 길이고, 저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출전했다. 당시에는 1만달러짜리 대회였는데, 이바라키에서 3회전, 사가에서 2회전, 에히메에서 우승했었다. 서키트 대회라고 해서, 이 몇 대회의 총점 상위권 선수가 마스터즈에 출전할 수 있는 형식이다. 교토 마스터즈에 출전해 우승하고 처음으로 318위라는 세계 랭킹을 얻었다.
랭킹표에 내 이름이 올랐을 때는 정말 기뻤다. 그래서 지금도 이 ‘318위‘를 기억하고 있다. 이것이 프로테니스 선수의 출발선이다. 이 랭킹을 손에 쥐고 해외 대회에 나갔다.
주니어나 갓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이 랭킹을 올리기 위해서는 1만5천달러 대회가 필수다.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열리는 여자 1만5천달러대회가 없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올해 JWT50(세계랭킹 50위 이내를 경험한 여자 테니스 선수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Japan Women‘s Tennis Top50 Club)에서 6개 대회를 창설했다.
대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데, 어떻게 조달하였는지?
대회를 만들면서 최소 2주 연속, 가급적이면 3주 연속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즉, 두세 개의 대회를 후원해줄 곳을 찾아야만 했다. 주니어들이 마음 편하게 출전할 수 있는 시기를 조사한 결과, 여름 이전이 좋다는 것을 알았고, 캘린더와 씨름하면서 장소도 찾았다. 최종적으로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3회 연속으로 개최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홋카이도 삿포로 이외의 도시를 생각했었다.
한 도시에 접촉했다가 멋지게 무산되고(웃음), 다음 날 삿포로에서 열리는 행사에 갔을 때 그 이야기를 했다. 행사 주최측에 제 생각을 전했더니 흔쾌히 "그럼 해보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정되었다. 삿포로는 큰 도시라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과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기업가적인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바로 수락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다른 3개 대회는 스기야마 아이가 주최하는 주니어 대회(AI SUGIYAMA CUP)의 스폰서이기도 한 다이토건탁이 맡아주었다. 이 세 대회를 만드는데 고생했다. 하드코트가 적은 데다 경기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리고 규정상 한 단계 위인 2.5만달러 대회와 같은 시기에 개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다 보니까 일정 잡기가 어려웠다.
최종적으로 오사카의 lTC 인투테니스센터와 후쿠이 테니스장에서 4월에 연속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그리고 6월에 치바의 요시다테니스센터에서 대회를 개최한다. 그 다음 주에 사이타마의 클린테니스플라자에서 1만5천달러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2주 연속으로 열리는 셈이다.클린테니스플라자측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회를 연속으로 개최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해왔다. 공식 시합구도 같은 것을 사용할 예정이다. 정말 많은 분들의 협조로 대회가 열리게 됐다.
대회를 2~3개 연속으로 개최하는 이유는?
연속 개최를 고집한 이유는 주니어와 젊은 선수들이 프로 선수로서의 감각을 키우기 위함이다. 프로선수들은 해외에 나가서 3~4주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보통이고, 코트와 공 등 환경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성도 있다. 그런 프로선수로서 해야 할 일들을 배우고 습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한 대회에 출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고안했다. 대회는 최소 경기코트 3면, 연습코트 1면만 있으면 개최할 수 있는데, 그러면 연습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된다. 이번에는 대회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많은 연습코트를 확보했다. 예를 들어, 오사카대회 초반에는 연습코트 5면을 확보했고, 후쿠이에서는 8면을 연습코트로 사용했다. 후쿠이에는 전국체전 때 개보수한 하드코트가 있어 좋은 환경이고, 협회나 관계자들도 매우 이해심이 많고 적극적이었다.
선수들은 연습코트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한 볼도 무료로 사용케 했다. 1만5천달러 대회에서는 편의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와일드카드대회를 만든 이유는?
또한 와일드카드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랭킹이 없는 선수가 프로대회에 출전하고자 할 때, WTA 랭킹, lTF 랭킹, 내셔널 랭킹, lTF 주니어 랭킹 순으로 순위가 정해져 있다. 즉, 주니어 선수들이 출전하고 싶어도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래서 와일드카드대회에서 두 번 이긴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했다. 이는 연습의 장이 되기도 하고, 와일드카드를 그냥 받는 것보다는 이겨서 자기 스스로 따냈다고 하면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와일드카드대회는 우리 마음대로 룰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18세 미만에게만 출전 자격을 부여했다.
와일드카드대회는 이전 대회의 개최지에서 수, 목요일에 실시했다. 예를 들어, 치바의 와일드카드대회는 후쿠이에서 개최한다. 즉, 예선에서 패한 선수들은 그대로 대회장에 남아서 연습을 하고, 와일드카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풍부한 연습코트 확보와 와일드카드대회 개최로 인해, 패배하면 끝이 아니라 대회장에서 연습을 하고 몇 주 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프로 선수로서의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선수들이 이러한 환경을 이해하고, 꼭 의미 있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높이고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독자적인 시리즈 포인트를 만들기로 했다. 제가 현역시절 했던 서키트대회를 참고해서 6개대회 총점이 높은 선수에게 상위 대회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식으로 했다. 1만5천달러 대회에 6번 출전하고, 그것을 첫걸음으로 삼아 다음 단계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주니어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지만, 주니어가 이 기회를 캐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프로로 뛰는 이상 정보에 민감해야 하는데, 주니어대회나 주니어 그랜드슬램에 집중하다 보면 프로 대회에 출전하는 것까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코치와 부모다. 저도 그랬지만, 우선 코치가 프로가 될 수 있는 길을 그려 주어야 한다. 또, 무엇을 위해, 왜, 1만5천달러 대회에 출전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해주어야 한다. 포인트를 따는 것이 경험을 쌓는 길이다.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하더라도 선수가 이해하지 못하면 프로에 대한 부담감으로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출전 의도를 이해하면 대회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진다. 코치와 부모의 정보 수집력과 의식 개혁은 주니어의 성장에 꼭 필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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