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L 시즌리뷰] 아쉬움 남긴 DB 산성 재건 프로젝트
- 출처:루키|202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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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적지 않은 기대 속에 시작한 시즌이었다. 팀의 에이스를 놓쳤지만 축이 될 수 있는 다른 선수를 영입했고 나쁘지 않은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은 날아갔다. 부상 악령이 끊이지 않았던 DB의 시즌을 돌아보자.
*본 기사는 루키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돌아온 MVP와 시작한 새로운 시즌
시간을 지난 시즌 종료 직후로 돌려보자. 빅6(이정현-김선형-두경민-전성현-이승현-허웅)의 등장으로 많은 관심이 쏠린 지난해 FA 시장. DB의 첫 번째 목표는 내부 FA 허웅의 잔류였다. 이미 KBL 최고의 스타로 도약한 허웅은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리며 기량 면에서도 증명을 마쳤다. DB가 갖은 악재 속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허웅의 존재감은 빛났다.
많은 팬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허웅은 DB 잔류 대신 KCC 이적을 선택했다. 뜻대로 시장 상황이 풀리지 않은 DB. 그들은 정규리그 MVP 출신 가드 두경민의 컴백을 성사시키며 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내부 FA였던 베테랑 박찬희와의 재계약도 마쳤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워드 라인에는 알짜 자원 최승욱을 데려왔다.
허웅의 이적을 비롯해 DB는 비시즌을 지나면서 선수단 구성 자체에 큰 변화가 생겼다. 상무 입대와 타 팀 이적, 은퇴 등의 사유로 원주를 떠나는 선수들이 많이 생겼다. 이용우와 김훈은 상무에 입대했고, 김영훈과 김철욱, 박경상, 정준원 등은 이적했다. KBL 1호 일본인 선수 나카무라 타이치도 일본으로 돌아갔다.
특히 많은 변화가 있던 가드진에서 두경민 만큼 눈에 띄는 선수는 필리핀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이선 알바노였다. 독일 리그 등에서 활약하며 프로 경험을 쌓은 알바노는 185cm의 가드로 비시즌 연습 경기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량을 선보여 기대를 받았다. 허웅의 공백은 작지 않지만 두경민과 알바노가 메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왔다.
한 해 농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1옵션 외국 선수로는 드완 에르난데스가 낙점됐다. NBA 드래프티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G리그에서 평균 20점 이상을 올린 경력이 있는 선수. 큰 신장에 운동 능력과 득점력을 겸비한 에르난데스를 두고 DB 팬들은 외인 잔혹사를 끝낼 적임자라는 기대를 걸었다. 2옵션은 레나드 프리먼과 동행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선 빅2로 불리는 양준석과 이두원을 놓쳤지만 그래도 3순위에서 부족했던 스윙맨 포지션을 보강했다. DB가 3순위로 지명한 중앙대 박인웅은 대학 최고의 득점원으로 불렸던 선수. 여기에 경희대 장신 포워드 인승찬, 한양대 슈터 김형준이 DB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좋았던 출발, 또 찾아온 부상 악몽
시즌에 접어든 DB는 충분히 6강 진출이 가능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0월 초 통영에서 열린 컵 대회에서는 비록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대로라면 6위 밖으로 밀려났던 지난 두 시즌의 설움을 만회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개막전에 캐롯의 창단 첫 승 상대가 되는 등 출발은 불안했으나 DB는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2연패 후 5연승. 눈에 띄는 점은 화끈한 공격력이었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85점 이상을 뽑아내며 상대를 두들겼다. 연승이 두경민의 복귀에서 시작된 것도 고무적이었다.
1라운드를 6승 3패로 끝내며 기분 좋게 정규리그의 문을 연 DB. 그러나 DB의 상승세는 길어지지 않았다. 상위권 레이스를 펼치던 DB는 짧은 휴식기를 거친 뒤 치른 2라운드 일정에서 연패의 늪에 빠지며 순식간에 추락했다. 2라운드를 1승 7패로 마친 DB의 순위는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몇 시즌 동안 DB의 발목을 잡았던 지독한 부상 악령이 이번에도 DB를 찾아왔다. 무릎 상태가 좋지 못했던 김종규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이 두경민과 1옵션 에르난데스에 이어 강상재까지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두경민은 지난해 12월 18일 한국가스공사전에 43점을 쏟아내는 등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으나 비시즌에 수술을 받은 무릎의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100%가 아닌 몸 상태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던 두경민은 결국 1월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폭발력은 확실했지만 수비, 제공권 싸움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던 1옵션 에르난데스. 애간장을 태우던 에르난데스는 12월 초 부상으로 발바닥 부상으로 3주 가까이 결장했다. 에르난데스의 빈자리는 일시대체로 합류한 드미트리우스 트레드웰이 채웠으나 완벽하게 공백을 메우지는 못했다.
강상재까지 대퇴부 부상을 당하며 DB는 너무나 힘든 11월과 12월을 보냈다. 두 달 동안 연승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경기력이 불안했다. 결국 하위권에 머물던 DB는 이상범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김성철 코치까지 물러나는 변화를 맞이했다.
결국 좌절된 6강, 그래도...
이상범 감독과 이별한 DB는 김주성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었다. 김 대행은 김종규-강상재가 함께 출격하는 트리플 포스트에 힘을 주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더불어 최승욱이 2번으로 나서는 DB의 빅 라인업은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김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초기, 9위에 머물던 DB는 상승세를 탔다. 높이에서 강점을 가져가면서도 활동량 또한 크게 밀리지 않은 DB는 이전보다 수비에서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상대 팀을 괴롭혔다. 경기력이 달라지면서 승수 또한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2라운드까지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던 김종규는 3라운드부터 적극성을 되찾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큰 신장에도 슈팅력이 뛰어난 강상재는 영리한 BQ를 활용해 링커 역할까지 수행하며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활약을 펼치던 알바노도 앞선을 이끌며 큰 힘을 보탰다.
6강 싸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DB는 승부수를 던졌다. 부상 여파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에르난데스를 교체하고 KBL 경력자 출신 말콤 토마스를 영입했다. 토마스가 팀에 제대로 녹아든다면 충분히 6강 싸움뿐만 아니라 이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더 도약하길 원했던 DB는 토마스 합류 후 오히려 페이스가 주춤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토마스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DB는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며 치고 올라가야 할 시기에 7연패에 빠졌다. 두경민과 강상재가 다시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도 나왔다.
DB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다른 6강 경쟁 팀들도 함께 침체됐던 시기라 더욱 아쉬웠다. 6경기 평균 3.5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토마스를 내보내고 급히 디존 데이비스를 데려왔지만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6위 KCC에 5~6라운드 맞대결을 모두 패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래도 DB 선수들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포기하지 않고 5연승을 질주하며 희망을 이어갔다. 어려운 여건에도 시즌 내내 분투한 알바노는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위닝 버저비터를 홈 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렇게 DB는 시즌을 7위로 마무리했다.
시즌 동안 일시 대체를 포함해 총 5명의 외국 선수가 DB를 거쳤다. 국내 선수 라인업에서도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 선수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다음 시즌 성공을 위한 열쇠는 선수들의 건강과 든든한 1옵션 외국 선수 선발이다.
DB는 시즌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주성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 DB의 최고 레전드인 김 감독은 한 구단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모두 맡는 영예를 안게 됐다. 현역 시절 DB에서 정규리그 우승 5번, 챔프전 우승 3번을 차지한 김 감독은 명가 재건의 사명을 안고 팀을 지휘하게 됐다.
DB가 과연 김주성 감독과 함께 명가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김주성 감독은 "책임감도 많이 따르는 자리지만 팀을 잘 정비해서 좋은 팀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팀 MVP | 이선 알바노
53G 13.3점 3.5리바운드 5.1어시스트
이번 시즌 KBL 최대 화두였던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합류. 그중에서도 알바노는 단연 돋보이는 실력을 발휘했다. 다른 필리핀 선수들에 비해 화려한 장면을 많이 연출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DB의 앞선을 이끌었다.
꾸준히 코트를 지킨 알바노의 존재는 시즌 내내 부상 악재에 시달린 DB에 큰 힘이 됐다. 시즌 막판 연승 행진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알바노. 긴 시즌을 소화하며 리그 적응도 완벽히 마쳤기에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팀 RISING STAR | 박인웅
33G 3.9점 2.2리바운드 3점 성공률 33.3%
중앙대 에이스로 활약한 뒤 전체 3순위로 팀에 입단한 신인 박인웅은 대학 시절만큼 많은 비중을 가져가진 못했지만 적은 출전 시간 속 나름대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득점을 많이 올리진 못했지만 팀이 필요한 순간에 주저하지 않고 슛을 던질 수 있는 배짱은 보여줬다.
다만 1월 말 당한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점은 아쉬웠다. 드래프트 후 팀이 필요했던 포지션에 보강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인웅. 재활을 잘 마치고 돌아온다면 그는 2~3번 포지션에서 활력소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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