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각종 비리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을 전면 철회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몽규 회장은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이었다. 팬들이 받았던 충격과 상처를 헤아리지 못했다. 협회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앞서 협회는 2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면 대상자 중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명도 있었다. 최성국, 권집, 염동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프로 선수들이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일부러 져준 일로, 당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협회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을 위해서다. 오래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취지”라고 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협회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 이를 강행하면 향후 국가 대항전 보이콧, 항의 집회 등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월드컵 선전과 비리 축구인 사면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비판도 일었다. 이에 협회는 사흘 만에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정몽규 회장은 전면 철회 입장을 발표한 후 추가 질의는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