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이 부상 참고 뛰었던 진짜 이유
출처:점프볼|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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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는 부상이었지만, 전성현(32, 189cm)은 묵묵히 시즌을 치러왔다. 시즌 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은 고양 캐롯을 플레이오프로 이끌겠다는 일념으로 뛰었다. “MVP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MVP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건 잘못된 얘기다.” 전성현의 말이다.

전성현의 시즌아웃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성현은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아 18일 원주 DB전 이후 3경기 연속 결장했다. 29일 안양 KGC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도 결장할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 출전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전성현은 “무리하면 뛸 수도 있겠지만, 약을 복용하는 동안은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휴식을 취해야 효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해서 마지막 경기(DB전) 이후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만 했다.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선 1주일 정도 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출전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전성현은 또한 “이적 후 첫 플레이오프여서 너무 뛰고 싶긴 하다. 플레이오프는 관중들이 많아서 진짜 재밌다. 그런데 몸이 안 되니 아쉽다. 두통도 심하다. 일단 몸을 추슬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석증 아닌 돌발성 난청

전성현의 몸에 이상이 감지된 건 3라운드 돌입 이후다. “작년 12월인지, 1월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자고 일어났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열흘 넘게 지속됐다. 그때 여자친구에게 처음으로 얘기했고, 병원을 찾았다.” 전성현의 말이다.

당시 의료진은 휴식, 치료를 권했으나 전성현은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전성현은 “그때 약을 처방받으면 2주 이상 쉬었어야 했다. 시즌 전 우리 팀을 꼴찌라 평가했고, 그게 자존심이 상했다. 이적하면서 세운 첫 목표가 플레이오프였기 때문에 계속 뛰었다. 쉬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부상 여파로)못 하면 못 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내 선택이었다. 개인기록은 떨어졌지만, 팀은 6강에 올랐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진 않을까. “몇몇 분들이 이석증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아니다. 정확한 병명은 돌발성 난청”이라고 운을 뗀 전성현은 “이명 소리가 크고 두통, 어지럼증도 있다. 컨디션은 괜찮은 날도, 안 괜찮은 날도 있다. 왼쪽 귀가 잘 안 들리는데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지장이 있었을 거라고 하더라. 고음이 잘 안 들리지만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청각 테스트하면 아직 왼쪽 귀가 안 좋게 나오지만, 농구만 잘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MVP 욕심? 전혀 없었다…PO만 생각했을 뿐”
이쯤에서 생기는 궁금증. 그렇다면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무엇이일까. 전성현은 “병원에서 여러 요인이 있다고 했다. 경기 중 머리나 귀를 부딪쳤을 수도, 음향의 영향을 받아서일 수도 있다. 귀가 약한 사람이 음향 큰 곳에 오랫동안 있으면 데미지가 쌓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 물론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지만, 원인을 단정 지을 순 없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전성현은 또한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약물 치료를 받았으면 치료가 됐을 거라고 하더라. 지금은 회복될 확률이 50% 미만이라고 들었다. 약물로 치료가 안 되면 다른 방법으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청각에 이상이 생긴 데다 두통까지 겪었으니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는 건 당연했다. 실제 ‘역대급’이라 불렸던 전성현의 3점슛 퍼포먼스는 3라운드에 정점을 찍은 후 기세가 꺾였다. 4, 5라운드에서도 평균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지만, 라운드별 3점슛 성공률은 각각 30% 미만에 그쳤다.

그럼에도 전성현이 뛴 이유는 오로지 플레이오프였다. MVP 타이틀 때문이 아니다. 전성현은 “캐롯에 오면서 세운 목표는 6강이었다. 감독님이 ‘이대로 가면 네가 MVP다’라고 하셨지만, MVP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내 입으로 MVP라는 단어를 꺼내 본 적도 없다. MVP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책임감. 전성현이 부상을 안고도 코트에 나선 가장 큰 이유였다. 비록 자신의 플레이오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해졌지만, 그는 “그래도 후회는 없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올 시즌을 돌아봤다.

‘불꽃슈터’는 그렇게 맡은 바 임무를 완수했다. 이제 치료에 전념할 때다. 전성현이 돌발성 난청을 떨쳐내고 다음 시즌에도, 그 이후에도 KBL을 대표하는 슈터로 계속해서 커리어를 쌓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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