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세부터 추락한 ‘천재 유격수’, 124억 오지환은 39세 시즌까지 괜찮을까
- 출처:OSEN|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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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오지환과 6년 최대 124억 원의 다년 계약을 발표했을 때 야구팬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오지환의 계약이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LG는 지난 2020시즌을 앞두고 오지환과 4년 40억 원 FA 계약을 했고,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다. LG는 오지환이 FA 자격을 재취득하기 앞서 다년 계약으로 사실상 종신 계약을 했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계약기간 6년에 총액 124억 원(보장액 100억 원, 옵션 24억 원)이다.
팬이 오버페이를 언급한 것은 오지환의 나이가 34세부터 39세까지 6년 보장 계약을 지적했다. 리그 최고 유격수로 손꼽히고 있지만, 과연 오지환이 39세 시즌까지 평균 보장액 약 17억 원의 몸값을 할 수 있느냐다.
유격수는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 운동 능력을 30대 후반까지 꾸준히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선수마다 다르겠지만, 앞서 리그에서 손꼽히는 국가대표 출신의 유격수, 2루수는 30대 중반부터 내리막 흐름을 보여줬다.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을 지닌 두산 김재호는 2017시즌을 앞두고 4년 50억 원 계약을 했다. 4년 후 2021시즌을 앞두고 3년 25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했다. 두산은 4년을 보장해주지 않았다.
3년 계약은 김재호의 36~38세 시즌이다. 김재호는 2021년 36세 시즌부터 WAR이 마이너스였다. 급격한 에이징 커브였다. 잔부상까지 겹치면서 평균치도 하지 못했다.
2021년 89경기에서 타율 2할9리(211타수 44안타) 1홈런 24타점 OPS .567에 그쳤다. 지난해는 10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5리(223타수 48안타) 1홈런 21타점 OPS .564로 비슷했다. 2년간 타석 수는 251타석, 264타석으로 규정 타석의 절반을 약간 넘었다.
‘악마의 2루수’ 정근우도 30세 후반에는 급격하게 하락세를 보이며 은퇴했다. 2014시즌에 앞서 정근우는 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 70억 원 계약을 했다. FA 재취득을 하고서 2018시즌에 2+1년 35억 원에 재계약했다. 정근우의 36~38세 최대 3년 계약이었다.
정근우는 2018년 36세 시즌에 102경기 타율 3할4리(375타수 114안타) 11홈런 57타점 OPS .838을 기록하며 정상급 실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9년 37세 시즌에 88경기 타율 2할7푼8리(277타수 77안타) 3홈런 30타점 OPS .688로 떨어졌다.
2019년 말 2차 드래프트로 한화에서 LG로 팀을 옮겼고, 정근우는 72경기 타율 2할4푼(154타수 37안타) 1홈런 14타점 OPS. 608에 그쳤다. LG가 마지막이었다. 38세 시즌까지 뛰고 은퇴했다.
LG는 2022시즌을 앞두고 김현수와 4+2년 최대 115억 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현수의 34~39세 시즌이다. 공교롭게 오지환의 6년 계약 기간과 나이는 같다.
김현수의 계약은 6년 보장이 아닌 4+2년 옵션이 있다. 첫 4년은 90억 원(계약금 50억 원, 연봉 40억 원) 보장 계약이다. 4년 계약 기간에 옵션을 달성시, 2년 25억 원의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계약 조건이다. 6년 보장이 아닌 4년간 성적에 따라 2년 25억 원 계약이 옵션으로 달린 것이다. 구단은 최소한의 안정 장치를 마련했다.
그런데 오지환은 6년 100억 원을 보장하고, 24억 원의 옵션이 있는 계약이다.
오지환은 지난해 142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 25홈런 87타점 20도루 OPS .827을 기록했다. 2021년 타율 2할5푼4리 8홈런 OPS .691에서 성적이 크게 올랐다.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을 기록했고,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자신에게 딱 맞는 배트를 찾아 개인 최다인 25홈런을 때렸다.
통산 타율 2할6푼5리로 타격의 정교함은 여전히 떨어지지만, 유격수 수비에서 리그 톱으로 꼽힌다.
계약 후 LG는 오지환의 로열티를 언급했다. LG 구단은 “원클럽맨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국가대표 유격수로서 기록 뿐만 아니라 라커룸과 덕아웃에서도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이다. 다년계약을 통해 심리적으로 보다 더 안정적인 상황에서 시즌에 집중하여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오지환의 내구성을 높게 평가했다. 큰 부상없이 매 시즌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 출장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은 134경기 이상씩 뛰고 있다.
강철 체력을 자랑해 온 오지환이 30대 중반은 물론 30대 후반까지도 꾸준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연 오지환이 그에 부응할 지는 6년의 시간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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