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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의 '느린 템포', 프로 생존 전략 [헐크의 일기]
출처:스포츠서울|202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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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아침에 대구에 있는 성준 후배로부터 멋진 동영상을 받았다. 설 명절이 시작되는 첫날에 성준 후배가 보내준 동영상을 보고 아침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성준 후배가 보낸 동영상은 1991년도 LG와 경기다.

성준를 두고 ‘템포가 너무 느리다’고 한다. ‘타자들이나 심판 그리고 관중들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경기를 봐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동영상을 보면 성준이 템포가 느리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된다.

성준이 삼성에 입단할 때 구속이 상당히 빨랐다. 지금 생각하면 왼손투수가 145~146㎞의 구속에 무브먼트까지 좋았다. 신인투수로서 얼마나 뛰어나고 좋은 구질을 갖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거기다가 성준의 주무기인 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은 정말 좋은 조화를 이뤘다. 지금 생각해도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도 보기 드분 멋진 구질이 아닐 수 없었다. 다양한 구질을 갖고 있는 성준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정말 빼어난 투구를 했다.

많은 선수들이나 심판 그리고 팬들은 성준이 신인 때부터 템포가 느렸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준과 오랫동안 같이 배터리로 경기했기 때문에 언제부터 템포가 느려졌는지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점차 구속이 줄어들면서 스스로 프로의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찾은 방법이다.

성준은 젊은 시절에는 정말 너무나 다이나믹하게 멋지게 잘 던졌다. 도망가는 피칭을 한 번도 하지 않고 당당하게 타자와 싸웠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시속 145~146㎞의 살아 있는 공을 던지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구속이 떨어지자 인터벌 투구에 관심을 갖게 됐고, 타이밍을 뺏는 투구 전략을 갖췄다. 이는 생존전략이다.

53년이란 세월 동안 오로지 한 길로 걸어오면서 수많은 야구인들을 보고 만났다. 성준이 경북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1986년 삼성에 입단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오랜 시간 룸메이트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준의 성품을 알게 됐다.

제나 조용하고 혼자서 공부하는 학구파였다. 거기다가 성품 또한 유순하고 온화한 성격을 갖고 있어 선·후배들이 많이 좋아했고, 따르는 선수들도 많았다.

일본어와 영어를 꾸준히 독학을 했고, 실제로 현역시절에 잦은 일본 스프링캠프 등을 통해 일본프로야구를 좀더 가까이 하는 혜택도 봤다. 한문도 많이 알고 있는 학구파였다. 특히 성준은 야구에 대해 어느 선수들보다 뛰어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본인이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후배나 선배 가리지 않고 찾아가 궁금한 것을 꼭 알아내는 스타일이었다.

성준의 연구, 노력하는 자세는 지도자가 된 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와 교감을 가지며 발전해 나가는 유형이다. 그런 성준이 삼성으로부터 지난 2019년 10월1일 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 나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물론 지도자들이나 선수들의 인사권은 구단의 고유물이라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질이 많고 능력이 많은 야구인이 현장을 떠난다는 것이 아쉽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전체로 봐도 아쉬운 일이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앞으로 수년 동안 현장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얼마든지 개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자임인데, 그 노하우를 KBO리그에 전수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애석하지 않을 수 없다.

평생 바른 길을 성실하게 걸어온 성준은 현역이나 지도자 시절처럼 어떤 일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대로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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