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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단비 퇴장' 우리은행,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
- 출처:오마이뉴스|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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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18일 BNK전 박지현 21득점 8리바운드 맹활약, 우리은행 11연승
우리은행이 파죽의 11연승 행진을 달리며 3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우리WON은 18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BNK 썸과의 원정경기에서 67-63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0경기 중 정확히 절반의 일정을 소화한 우리은행은 15경기에서 14승1패 승률 .933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우리은행은 이날 12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던 에이스 김단비가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위기가 찾아오는 듯 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4쿼터 1분30초를 남기고 BNK에게 5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승리를 따내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우리은행에는 김단비 외에도 박혜진과 박지현,김정은 등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에이스 흔들리면 팀도 흔들리는 중·하위권 팀들
WKBL에는 각 구단마다 감독과 팬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는 에이스 선수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팀 성적과 별개로 언제나 팀 승리를 위해 코트에서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팀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에이스 선수가 흔들리거나 부상으로 결장하는 날에는 팀도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짊어지고 있는 ‘에이스의 무게‘다.
최하위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두 시즌 연속 가드 부문 베스트5에 선정된 에이스 신지현이 FA 자격을 얻었다. 2020-2021 시즌이 끝난 후 강이슬(KB스타즈)을 잡지 못해 크게 낭패를 봤던 하나원큐는 신지현과 계약기간 3년, 연봉 총액 4억2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신지현은 이번 시즌에도 13.91득점 4.09리바운드 4.36어시스트로 팀을 이끌고 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근 2경기에 결장했고 하나원큐는 현재 5연패에 빠져있다.
‘디펜딩 챔피언‘ KB는 에이스의 부재를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팀이다. KB는 2020-2021 시즌과 2021-2022 시즌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국보센터‘ 박지수가 지난 여름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시즌을 함께 시작하지 못했다. KB에는 박지수 외에도 강이슬과 김민정, 허예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있지만 개막 후 13경기에서 2승 11패라는 처참한 성적에 머물렀다. KB는 지난 17일 하나원큐전에서 박지수가 복귀하면서 후반기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즌 14경기에서 7승7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신한은행 에스버드도 김단비의 보상선수 김소니아가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소니아는 득점 2위(19.07점), 리바운드4위(8.50개), 3점슛 4위(25개)로 내외곽을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다. 이제 이적 첫 시즌이지만 현재 신한은행의 전력에서 김소니아가 빠지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BNK는 어시스트 1위(9.87개) 안혜지를 비롯해 득점 4위(17.40점)와 3점슛 1위(40개)에 빛나는 이소희, 리바운드 공동 2위(8.80개)에 올라 있는 진안 등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하지만 BNK를 이끄는 구심점은 단연 리바운드 1위(10.62개)와 득점 8위(14.33점)를 달리고 있는 김한별이다. 삼성생명 블루밍스 역시 득점 1위(19.08점)이자 팀 내 최고참 배혜윤이 빠지면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단비 퇴장에도 승리 지켜낸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통합 6연패를 기록하던 시절부터 박혜진이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있었다. 박혜진은 2013-2014 시즌부터 2019-2020 시즌까지 5번의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며 우리은행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2000년대 중반 우리은행의 전성기에 최고의 외국인 선수 타미카 캐칭이 있었다면 2010년대 우리은행의 ‘왕조시대‘를 만든 일등공신은 단연 리그 최고의 가드 박혜진이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그렇게 박혜진의 시대가 2020년대까지 이어지던 지난 5월 우리은행은 계약기간 4년에 연봉총액 4억5000만 원을 투자해 WKBL 최고의 팔방미인 포워드 김단비를 영입했다. 김단비는 2007년 신한은행에 입단해 15년 동안 신한은행에서만 활약했지만 우리은행에는 신한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있다. 또한 다년 간의 대표팀 생활로 인해 전·현직 국가대표가 즐비한 우리은행 선수들과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실제로 김단비는 우리은행으로 이적하자마자 별도의 적응기간 없이 곧바로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던 신한은행 시절과 달리 팀 내 쟁쟁한 동료들이 많은 우리은행에서 김단비는 큰 부담 없이 코트를 누빌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개인 성적도 좋아졌다. 실제로 김단비는 이번 시즌 우리은행에서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슛, 공헌도 등 대부분의 개인성적에서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렇게 우리은행에서도 에이스로 군림하던 김단비는 18일 BNK전에서 우리은행 이적 후 처음으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10연승 기간 동안 평균 20.5점 차이로 상대를 제압했던 우리은행은 이날 BNK를 상대로 5점 차 안팎의 점수 차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김단비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이날엔 ‘젊은 피‘ 박지현이 21득점 8리바운드 2스틸로 맹활약하면서 우리은행의 11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이처럼 우리은행은 김단비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있지만 김단비가 다소 부진한 날에도 박혜진과 박지현, 김정은 같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933라는 독보적인 승률로 전반기를 마쳤다. 물론 우리은행은 후반기에도 나머지 팀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게 분명하고 전반기처럼 독주를 이어갈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전반기 최고의 팀이었던 우리은행이 후반기에도 전반기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통산 14번째 정규리그 우승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