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왕이 가을드라마까지..52.5억원 회수완료, 키움 정말 후회 안 할까
- 출처:마이데일리|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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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드라마로 끝나지 않았다. 가을드라마까지 쓴다. 심지어 친정을 저격할 수도 있다. 키움은 정말 후회 안 할까.
박병호(KT)는 2021-2022 FA 시장에서 3년 30억원에 이적을 택했다. 사실상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나 마찬가지였던 홈런타자의 이적. 키움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키움이 30억원을 투자할 여력이 없었던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박병호와의 협상에 소극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반면 KT는 박병호에게 안길 30억원, 키움에 내줄 보상금 22억5000만원까지 총액 52억5000만원을 투자하면서까지 데려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1년이 흘러보니, KT의 판단은 적중했다. 유한준이 은퇴했고 강백호가 데뷔 후 최악의 부진과 부상에 시달렸다. 박병호가 없었다면, 정말 KT는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미 52억5000만원을 회수했다.
올 시즌 박병호는 124경기서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 72득점 OPS 0.908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딛고 완벽하게 부활했다. 비록 후반기에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며 40~50개의 홈런을 터트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박병호도 어느덧 36세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3년만의 홈런왕 탈환으로 제 몫을 다했다.

오히려 9월10일 고척 키움전서 큰 타구를 날리고 2루에 들어가다 발목을 다쳤을 때, 모든 사람이 ‘시즌 아웃’을 얘기했으나 기적처럼 7일 광주 KIA전서 돌아왔다. 박병호는 전반기 내내 KT를 향한 고마움을 얘기했다. 시즌 막판 3위 다툼을 하는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초인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비록 수비와 주루를 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8일 광주 KIA전과 10일 수원 NC전서 대타로 연타석홈런을 터트리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두 방 모두 경기 막판 KT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영양가 만점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서 운명처럼 친정 키움을 만났다. 와일드카드시리즈서 침묵한 방망이가 활화산처럼 터진다. 지난 4경기서 15타수 8안타 타율 0.533 1홈런 3타점 2득점했다. 특히 20일 4차전서는 무려 4안타를 뽑아내며 친정 저격에 앞장섰다. 큰 타구를 날리고 완전치 않은 발목으로 2루까지 전력질주하는 모습에 KT 팬들이 기뻐하면서도 안쓰러워 하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는 단 1경기만 남았다. 22일 고척에서 열릴 한 판을 통해 ‘박병호 더비’의 결말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박병호가 친정의 홈, 친정의 팬들 앞에서 비수를 꽂고 KT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 수도 있다. 반대로 친정을 상대로 아쉬움을 삼키고 돌아설 수도 있다.
KT는 강백호의 타격감이 부쩍 올라온 상황. 키움은 5차전서 ‘강백호-박병호’ 호호 브라더스의 시너지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키움도, 에이스 안우진도 박병호를 제어하지 못하면 내일은 없다. 어떤 결말이 나와도 드라마다.
혹시 키움이 5차전서 진다면, 특히 박병호의 결정적 한 방을 막지 못해서 진다면, 작년 겨울에 30억원을 투자하지 않았던 걸 후회할지도 모를 일이다. 키움은 키움의 방향성이 있지만, 박병호는 친정을 상대로 보란 듯 가을드라마를 써내려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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