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게 위협적인 '139km 속구' 못치는 이유있다[SS집중분석]
- 출처:스포츠서울|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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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는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139㎞ 전후의 구속으로 호투 행진을 펼치는 투수가 있다. 삼성 고졸 3년차 황동재(21)다. 지켜보는 이들이 “왜 못 치지?”라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투수. 이유가 있다.
황동재는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28.1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중이다. 지난 2020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으나 데뷔 시즌에는 딱 1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21년까지 1군 등판이 없다. 올해가 사실상 데뷔 첫 시즌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인왕 후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시즌 평균 구속이 시속 139㎞다. 가장 최근 등판인 18일 한화전에서도 최고 구속은 시속 142㎞에 불과했다.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구사한다. 최근 선발투수들이 대체로 4가지 구종을 보유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이다.
그런데 잘 던진다. 선발 등판한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5이닝 이상 먹었다. 퀄리티스타트(QS)도 두 차례 있다. 그것도 6.2이닝 1실점-6.2이닝 3실점이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25탈삼진에 볼넷은 5개로 비율이 5.0에 달한다. 충분히 훌륭한 선발투수다.
비결이 무엇일까. 일단 허삼영 감독은 “어린 선수가 지금처럼 던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 공을 숨기는 동작, 팔 각도 등이 다 좋다. 나아가 마운드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자기 기량을 쏟아내는 능력이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짚었다.
이정식 배터리코치는 “공이 빠르진 않다. 대신 구위를 갖췄고, 제구도 좋다. 공을 숨기는 디셉션 역시 좋다. 타자 입장에서 팔이 늦게 보인다. 또한 속구와 변화구를 던지는 포인트가 같다. 만만해 보이는데 막상 치려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속구도 반듯하게 들어가지 않는다. 치려는 순간 타자 안쪽으로 말린다. 그러면서 땅볼이 많다. 좌타자 상대로도 약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막고 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니까 볼-볼 하다가 스스로 위기에 처하는 일이 없다. 안정적이다. 마운드에서 집중력도 인상적이다. 과하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딱 필요한 만큼 집중력을 유지한다”고 호평을 남겼다.
황두성 투수코치도 황동재 칭찬에 입에 침이 말랐다. “무엇보다 침착하다. 자기 공을 던진다. 투구폼으로 봐도 팔 스윙이 타자에게 잘 안 보인다. 슬라이더-체인지업의 궤도 또한 속구와 비슷하게 날아간다. 패스트볼도 똑바로 갔다가, 살짝 변화하다가 한다. 좋은 점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격성에도 주목했다. 황 코치는 “투수들에게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고 자기 공을 던지라고 한다. 빠른 카운트에서 맞아도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라고 한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라고 주문한다. 모든 투수들이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황)동재는 주문대로 하고 있다.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국 황동재가 잘하는 것이다. 자신감 아니겠나. 시범경기부터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던지는 경기마다 잘 던지고 있다. 경기력이 좋게 나오니까 스스로 또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성격도 서글서글하다. 투수로서 좋은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밝은 성격으로 외부 요인에 크게 휘둘리지도 않는다”고 평가했다.
경북고 시절부터 에이스 소리를 들었다. 삼성이 1차 지명으로 뽑았으니 능력은 검증이 됐다. 수술로 인해 공백이 있었으나 돌아와서 씩씩하게 던지고 있다. 쉽게 주눅이 드는 스타일도 아니다. 홈런을 맞은 후 눈물을 쏟아낼 정도로 승부욕이 있었고, 다음날 다시 웃은 모습으로 인사를 했다.
딱히 흠잡을 곳이 안 보인다.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 시속 150㎞을 던져도 제구가 없으면 안 된다.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시속 139㎞가 더 위력적이다. 황동재가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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