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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승혁 "한슝쾅? 이제는 속도 신경 안 써요"
출처:중앙일보|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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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미쳐 있던 소년은 시속 160㎞를 던지고 싶었다. 우리 나이 서른이 된 지금, ‘구속‘보다 더 중요한 걸 깨달았다. KIA 타이거즈 오른손투수 한승혁 이야기다.

KIA는 올 시즌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 에이스 양현종을 필두로 션 놀린-임기영-이의리-한승혁이 5~6이닝은 가볍게 막는다. 지난달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달성했다. 역대 2위 기록. 팀 선발 평균자책점(3.13)도 3위다.

‘5선발 같지 않은 5선발‘ 한승혁도 힘을 보탰다. 한승혁은 임기영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진에 합류했다. 6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2. KIA 선발 중 유일하게 패전이 없다. 임기영이 복귀한 사이 로니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한승혁 덕분에 걱정이 없다.

한승혁은 "아픈 데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마음도 편해졌다"고 했다. 그는 "시즌 첫 등판 때도 생각 없이 던졌다. 잘하는 선수들은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더라. 조금은 편안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승혁은 덕수고 시절 큰 주목을 받았다. 키 1m85㎝, 90㎏의 든든한 체격에서 불같은 강속구를 뿌렸다. 배구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한장석씨로부터 물려받은 운동능력 덕분이다. 한승혁은 "지금도 아버지와는 자주 통화한다.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몸 관리를 좀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도 해주신다"고 했다.

 

 

2011년 KIA에 입단한 한승혁은 모자 챙에 ‘내 공은 아무도 못 친다‘라는 문구를 새기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입단하자마자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1년을 쉬었다. 더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열심히 했던 탓이었다. 다행히 재활과 체계적인 훈련을 받자 금세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되찾았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만만치 않았다. 매년 기대주로 꼽혔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누구보다 괴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 한승혁은 "부담을 받는 성격은 아니었다. 잘 못해도 ‘다음에 잘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나에 대한 실망이 쌓였다"고 예전을 떠올렸다. 또 "어렸을 땐 ‘공도 빠르고,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왜 이럴까‘ 싶었다. 절망도 했다. 나이가 드니까 그런 생각도 이제는 안 든다"고 했다.

‘야구적 거리두기‘가 한승혁을 달라지게 했다. 한승혁은 2019시즌 도중 부상을 입고, 군복무를 선택했다. 한승혁은 "야구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 10년 가까이 KIA에서 뛰면서 처음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좀 더 나를 현실적으로 봤다. 이제는 편안하게 야구를 생각할 나이가 아니고, 좀 더 파고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을 이렇게 던져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있어도, 그라운드에선 하루하루 성적을 내야 하니까 바꿀 수가 없었다. 군복무기간이 내게 그럴 시간을 줬다"고 했다.

고민의 종착점은 ‘속도‘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었다. 2017년 한승혁의 패스트볼 평균속도는 151.2㎞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에도 149.3㎞를 유지했다. 그런데 올해는 148.4㎞까지 낮아졌다. 한승혁은 "스피드보다는 효율적으로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한 때 한승혁은 전체 투구의 3분의 2 정도를 포심 패스트볼로 던졌다. 그 비율을 확 낮췄다. 구속은 조금 더 느려도 움직임이 더 좋은 투심패스트볼을 더 많이 던진다.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기도 한다.

한승혁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야구를 해낸 게 4월 24일 한화전이다. 타자들과 빠르게 승부를 펼쳐 데뷔 이후 최다인 7이닝을 던졌다. 투구수(95개)는 100개도 되지 않았다. 1292일 만의 승리도 따라왔다. 한승혁은 "예전엔 보여지는 숫자가 중요했다. 이젠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승혁의 별명은 ‘한슝쾅‘이다. 한승혁이 공을 던지면 ‘슝‘ 날아가 포수 미트에 ‘쾅‘ 꽂힌다는 뜻이다. 한승혁도 맘에 들어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한승혁은 "여전히 좋아하지만, 이젠 ‘한슝쾅‘이 아니다"며 "파이어볼러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내게 안 맞는 것 같다. 새로운 별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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