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타이밍이다".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27)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타이밍을 거론하면서 야구천재 이종범(현 LG 트윈스 2군 감독)을 소환했다. 체구 또는 체중과 관계없이 타이밍을 잘 맞추는 타격을 하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야구의 본질을 거론한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 연습경기에 리드오프로 출전해 5타수3안타를 터트렸다. 4-4 동점을 이루는 적시타를 날리며 6-4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 3루 강습안타에 이어 중전안타, 우전안타 등 고루 안타를 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타구 자체에 힘이 실렸다. 타구속도가 빨랐다. 빨랫줄 처럼 날아가는 등 작년의 박찬호가 아니었다. 타석에서도 중심을 잡는 타격을 했다. 수비에서도 뒤로 넘어가는 어려운 타구를 건져냈다. 타격을 갖춘 유격수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첫 대외 실전이었다.

박찬호는 작년보다 훨씬 탄탄해진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나타났다. 경기후 박찬호는 "체력적으로 성장했다. 근육량도 많이 늘었다. 비시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혼자 운동할 때는 이거 하나만 준비했다. 지난 겨울 트레이닝 효과는 확실히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원하는 만큼의 체중, 체지방, 근육량을 충분히 얻었다. 현재 체중은 77kg이다. 작년 시즌은 71~72kg 정도였다. 이것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접목이 됐다. 이제 경험도 많이 쌓였다. 결과가 좋든 안좋든 어떻게 싸워야 겠다는 것이 머리속에 있다. 이제는 여러모로 잘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특히 기술적으로 보다 간결해진 스윙으로 바뀌면서 좋은 타이밍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인 것 같다"며 이종범을 소환했다. "이종범 선배님은 나보다 마른 체구인데도 홈런 30개를 때렸다. 좋은 타이밍을 찾도록 몸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선배처럼 공격형 유격수가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였다.

이종범은 1997년 지금의 박찬호와 비슷하거나 마른 체격이었다. 그럼에도 30홈런을 터트렸다. 박찬호보다 훨씬 강한 손목힘을 앞세워 빠르고 강한 스윙으로 홈런을 곧잘 생산했다. 볼을 몸 앞에 잡아놓고 때리는 타이밍 싸움도 뛰어났다. 8시즌이나 두 자리 홈런을 날리는 등 통산 197홈런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