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감독이 약속대로 파격을 선사하고 있다.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을 추첨으로 결정하고 있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파괴하는 기용을 하는가 하면, 3타자 연속 세이프티 번트 등 특별 과제를 지시하기도 한다.

신조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회전식 추첨기 ‘가라폰’을 돌려서 나오는 번호대로 라인업을 정하고 있다. 11일 한신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은 가라폰 추첨으로 결정했다. 신조 감독은 선수들이 가라폰을 돌리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지난 8일 캠프 첫 연습경기, 한신전에서는 추첨기 가라폰이 고장나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대신 2번부터 6번 타자는 모두 주포지션이 아닌 낯선 포지션으로 출장시켰다. 내야수를 외야수로 출장시키고, 외야수를 내야수(유격수, 3루수)로 출장시키는 식이었다. 노무라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외야수(좌익수)로 출장했다.

또 신조 감독은 경기 전 타자들에게 “가능하면 3구 이내 결과를 내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니혼햄 타자들은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려 했고, 11안타를 터뜨리며 6-2로 승리했다.

11일 한신과의 연습경기에선 1회부터 낯선 장면이 연출됐다. 1회 니혼햄의 1~3번 타자는 한신 선발 투수 후지나미 상대로 모두 세이프티 번트를 시도했다. 투수 땅볼, 헛스윙 삼진, 루킹 삼진으로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신조 감독은 “후지나미 상대로 세이프티 번트는 어렵다. 실패할 것을 예상했다. 벤치의 선수들에게 왜 실패하는지 묻고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실패하는 모습을 벤치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 선수로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벤치에 앉아서 머리 속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조 감독은 “기습 번트 자체는 실패로 끝났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 모른다. 상대 3루쪽으로 시도할 수 있고, 9회 이전에도 할 수 있다. 상대 팀에게 ‘이게 뭐야’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의중을 드러냈다.

후지나미는 3타자 연속 기습번트에 흔들리지 않고 최고 159km 강속구를 던졌다. 신조 감독은 “타자는 무서웠을거라 생각한다. 나라면 1루 아니면 3루로 시도할 수 있을까. 159km라고? 내가 타자라면 무서워서 (번트) 사인을 무시할 거 같다. 정말 겁날거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신조 감독은 파격의 라인업과 용병술로 볼거리를 선사했고, 경기는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지마니 상대로 3이닝 무득점으로 묶였고 5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니혼햄은 6회와 7회 1점씩 따라붙었고, 1사 1,3루에서 2루수 땅볼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9회 동점 2루타를 맞아 3-3 무승부로 끝났다. 11일까지 연습경기 1승 1무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