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판을 해서라도 가고싶던 올림픽… 이제야 선수로 왔죠”
- 출처:조선일보|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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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수(33)는 여자 바이애슬론에서 오랫동안 국내 최강자였음에도 올림픽과는 연이 없었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부상을 당했다. 올림픽 출전권은 1년 전부터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이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에서 꾸준히 활약해야 따낼 수 있다. 국제 무대에서 뛰기 시작한 2007년부터 3차례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1년 전쯤 무릎 수술을 받거나 어깨를 다쳐 월드컵에서 활약이 저조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 때는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참가했다. IBU에 가입된 선수면 자격증이 없어도 올림픽 심판을 볼 수 있다. 그는 “올림픽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평창 때는 심판을 신청했다”며 “세계적 선수들의 경기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다음에 기회가 오면 꼭 잡을 거라고 다짐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당시만 해도 이룰 수 없는 꿈에 가까웠다. 바이애슬론은 3.5㎏의 총을 메고 스키로 7㎞가 넘는 거리를 달린 뒤 바로 사격에 임하는 종목이다. 33세면 ‘노장’에 가깝다.
그러나 기회는 생각지도 않게 찾아왔다. 지난 1월 중순 특별 귀화 선수인 안나 프롤리나가 개인 사정으로 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며 빈자리가 생겼다. 국가대표 후보군 중 지난 월드컵 성적이 가장 좋았던 김선수가 발탁됐다.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다음 중학교 때 감독님으로부터 ‘내 말이 맞았지?’라는 문자를 받았어요. 감독님과 약속을 지키게 돼 너무 좋았어요.”
김선수는 중1 때 우연히 교내 바이애슬론 팀 훈련에 꼈다가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훈련할 때 감독으로부터 “너는 체구(163㎝)가 작아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기가 생겨 선수들과 함께 운동장 80바퀴를 함께 뛰어 근성을 인정받았다. “쓰러지기 직전이어도 지기 싫어 뛰었다”고 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훈련이 너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려 하다가 당시 감독이 “넌 나중에 올림픽에 나갈 거다”라고 회유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김선수는 현실적으로 메달을 바라보지 않는다. 60위권 안에 들면 “자신에겐 금메달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김선수는 지난 7일 여자 개인 15㎞ 경기에선 87명 중 84위를 했다. “코스가 쉴 틈이 없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힘들었다”며 “다음 경기는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11일 여자 개인 7.5㎞ 스프린트에 출전한다. 60위 이내에 들면 여자 개인 10㎞ 추적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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