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연성은 손연재 언니보다 자신있어요”
- 출처:동아일보|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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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리듬체조 서고은(20)이 15일 강원 홍천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개인종합 1위에 오른 뒤 꺼낸 첫마디다. 리듬체조 전문교육센터 ‘TEAM5H’의 차상은 대표는 “(서)고은이의 나이가 리듬체조를 하기에 적은 나이는 아니다”면서도 “나이가 들수록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올림픽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듬체조는 종목 특성상 20세 초반 이후 절정기를 이어가기 어렵다.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수지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당시 나이는 17세, 손연재가 2012 런던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5위와 4위를 기록했던 때도 각각 18세, 22세였다.
하지만 서고은은 “나이만큼 연륜과 노련미가 쌓였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린 선수들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됐고, 실수했을 때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음 기술로 연결하는 법도 익혔다. 통상 리듬체조 선수들은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지만, 서고은은 “(손)연재 언니보다 나은 점을 하나 꼽자면 유연성”이라고 할 만큼 타고난 유연성을 자랑하고 있다.
문정초 2학년 때 처음 접한 리듬체조에 빠진 서고은은 당시 체조 코치의 권유로 선진 기술을 익히려고 혼자 키르기스스탄과 우크라이나로 유학을 떠났다. 4년간의 유학 끝에 귀국한 서고은은 2013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개인종합 1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서고은의 눈은 3년 뒤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보긴 했지만, 개인종합은 6위에 그친 터라 메이저 대회 개인전 메달이 목표다. 이를 위해 매일 오전 3시간, 오후 5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식단 관리에도 철저하다. 아침은 잡곡밥 반 공기에 샐러드, 점심도 닭 가슴살에 샐러드뿐이다. 저녁은 대부분 거른다.
선배이자 친한 언니인 손연재는 서고은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2018년 아시아경기 직전 “결과와 상관없이 널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매트에서 당당하게 하고 와”라며 보내온 손연재의 응원 문자메시지는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인 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에 남긴 업적을 본받고 싶지만 ‘포스트 손연재’, ‘제2의 손연재’로 불리고 싶진 않다.
“그런 수식어를 들을 때마다 영광이에요. 하지만 누군가의 뒤를 잇는 선수보다는 그냥 저 자신이 되고 싶어요. 리듬체조 선수 ‘서고은’ 제 이름으로 저를 기억해주시고, 앞으로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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