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못 하면 아빠가 욕 먹어" 고3 이정후도 아는 것, 24살 송우현은 몰랐다
- 출처:스포티비뉴스|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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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이종범 현 LG 코치는 프로 데뷔를 앞둔 아들 이정후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나는 헝그리 정신으로 야구했지만 얘는 태어나보니 아빠가 이종범"이라며 아들이 프로에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부터 걱정했다.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걱정과 달리 이정후는 신인 시절부터 남달랐다. 타격 기술은 아버지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술적인 면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이정후는 아버지의 후광을 받아 주목 받는다는 비판을 이겨내기 위해 더 바람직한 사람이 되려 노력했다.
고교 시절 이정후가 ‘애스크‘에 남긴 답변에서 그가 얼마나 일찍 어른이 됐는지 느낄 수 있다. "금수저"라는 짧고 굵은 조롱에는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흙수저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버지 덕분에 많은 걸 얻고 산다"는 지적에는 "나도 이게 편한 게 아니다"라며 복잡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빠 잘 만나서 인생 다이렉트…아빠 덕에 ‘언플‘도 받고"라는 말에 남긴 댓글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다. "난 그만큼 더 부담되고 행동도 조심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 눈치 보면서 해야 한다. 나는 야구 못 하면 아빠까지 두 배로 욕 먹는다."
때아닌 고교생 이정후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같은 팀 키움의 또다른 ‘야구인 2세‘ 송우현 때문이다. 같은 야구인 2세지만 너무 일찍 철이 든 이정후와 달리 송우현은 생각이 짧았다.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키움은 9일 오전 "송우현이 8일 오후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자진신고했다. 구단은 송우현의 자진신고 접수를 받은 직후 이 사실을 KB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송우현은 송진우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감독의 아들이다. 2015년 드래프트 6라운드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해 처음 1군에 데뷔했다.
데뷔 첫 안타는 올해 나왔다. 4월 3일 개막전에서 9번타자 우익수로 나와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6-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반기 타율 0.296은 키움에서 이정후(0.345) 다음 가는 기록이고, 득점권에서 0.361의 높은 타율을 기록한 덕분에 타점 부문에서도 팀 내 4위(42개)에 올라 있다.
경찰 야구단 시절을 포함해 퓨처스팀에서만 5년. 이정후보다 더 힘들게 버티다 여기까지 온 선수다. 그 성과가 1년도 못 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시점이 최악이다. 키움은 이미 한현희와 안우진이 원정 숙소에서 이탈해 타 구단 선수들이 묵는 호텔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KBO 징계도 징계지만, 키움에는 그보다 더 무서운 ‘문제아‘ 낙인이 찍혔다.
또 후반기 개막을 코앞에 두고 야구 대표팀의 메달 실패로 야구계 분위기가 무거운 와중에 송우현은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송우현은 9일 구단에 "기억이 없다"고 했다. 혈중 알콜 농도는 면허 취소 수위였다고 한다. 음주운전이 아니었다고 해도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스스로 벌인 행동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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