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kg 감량’ WKBL 한그루 신입 심판, “공정한 심판 되겠다”
출처:점프볼|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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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무슨 일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고, 모든 팀에 공정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좋은 심판이 되겠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경상남도 통영에서 2021 삼성생명 박신자컵 서머리그가 열렸다. 평소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선수들을 위한 무대다.

이 대회는 경험이 적은 심판들에게도 휘슬을 불 수 있는 기회다. 이 자리에서 6월까지 아마추어 무대에서 심판을 보고 있던 심판이 눈에 띄었다.

WKBL 정진경 경기본부장은 “신입 심판이다. WKBL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새로운 심판을 채용하는 걸로 들었다. 이번에 채용할 시기라서 새 심판을 채용했다. 두 심판이 면접뿐 아니라 실기에서 굉장히 성실하게 봤다. 잘 가르쳐서 키워나가야 한다”며 웃었다.

이어 “한그루 심판이 40kg 가량 감량해서 WKBL 심판에 지원했다. 의지가 강한 심판이다. 이번에 면접을 본 심판 중에서는 경력이 긴 심판이었다. 김준형 심판은 굉장히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딱 보면 심판을 해야 하는 심판이다”며 “아직까지 노련미는 없다. 교육관님께서 아마추어 무대에서 활동하는 걸 다 보셨다.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하고,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는데 실제로 면접과 실기에서도 잘 했다. 완벽한 베테랑 심판은 아니라서 수습부터 올라갈 수 있는 심판을 뽑았다”고 덧붙였다.

신입 심판 중 한 명인 한그루 심판을 만나 WKBL 심판이 된 과정을 들었다. 다음은 한그루 심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얼마 전까지 대학농구 현장에 있었는데 지금은 WKBL 심판을 하고 있다. 어떻게 된 건가?
6월 초 WKBL 신입 심판 모집에 지원을 해서 필기와 면접, 실기에 합격해서 WKBL 심판이 되었다.

심판은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2017년 심판학교 21기로 2급 자격증을 따고, 몇 명만 별도로 진행한 특수강습으로 1급 자격증을 받은 뒤 2018년 3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에서 심판을 시작했다. 코로나 19를 고려하면 아마추어에서 2년 반 가량 심판 생활을 했다.

심판 생활한 기간을 고려하면 빨리 프로 심판이 되었다.
빠르다면 굉장히 빠르다고 할 수 있고, 길다면 길 수 있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지원을 했는데, 제 실력이 부족하겠지만, 합격해서 협회가 아닌 WKBL 소속으로 심판을 본다.

짧은 기간 동안 노력을 많이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떤 노력이나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체구가 좋았다. 살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프로 심판에 도전함에 있어서, 심판으로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가 외관의 모습이다. 당연한 걸 못 갖추고 있어서 체력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면서 외형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판정이나 심판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고, 운이 좋고, 좋은 기회가 있어서 WKBL 심판에 뽑혔다. 협회에서 심판을 볼 때 최선을 다 했던 것 밖에 없다.

체중 감량이 노력이라고 했는데 살을 얼마나 뺀 건가?
정말 부끄러운데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의 몸무게는 125kg였는데 지금은 90~91kg이다. 34~35kg가량 뺐다. 4개월 동안 식단 조절과 아침과 저녁에 운동을 했다. 대신 치팅 데이(식단 조절 중 1~2주 중 하루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날) 없이 일주일을 똑같이 보냈다. 운동을 하다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노력했다(웃음).

체중 감량 후 심판 볼 때 차이가 있었나?
영상으로 봐도 태가 다르다. 심판을 볼 때 몸이 가볍고, 자신감이 생겼다(웃음). 어떻게 보면 저에게 안 보였던 부분이, 심판을 잘 본다는 게 아니라, 주의의 시선과 대우가 변했다. 저의 달라진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다.

WKBL 심판까지 되었다는 건 오랜 시간 심판으로 활동하겠다는 거다. 심판을 하고 싶은 이유를 들려달라.
원래 동아리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했다. 동아리에서 농구할 때 심판들이 왜 파울인지 설명을 안 해줘서 ‘나도 한 번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심판학교에 지원했다. 심판을 해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덫에 걸린 것처럼 매력에 빠졌다. 어떻게 보면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제 직업이 되고, 생계와 연관 되니까 조금 더 나은 방향과 좋은 위치에서 심판을 보고 싶어 프로 심판에 도전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심판으로 미흡한 부분이 보였다. 그럼 스스로 그런 걸 더 크게 느꼈을 거다. 심판은 작은 실수를 해도 엄청 큰 비난을 받는다. 그럼에도 심판을 하고 싶은 이유는 뭔가?
협회에 있을 때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예전과 달리 협회도 미디어가 발달해서 충분히 영상을 돌려보면 정심인지 오심인지 확인 가능하다. 저는 하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심판을 하고, 좋아한다면 그것(오심 후 책임과 비난)과 같이 가야하고, (그렇지 않다면) 또 심판을 할 수 없고,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고의 심판이 되어도 똑같겠지만, 오심을 하면 책임이 따르고, 정심을 하는 건 당연하다. 협회보다 WKBL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WKBL 심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궁금하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다시 시작이라는 무거운 마음도 있었다. WKBL은 여자 농구를 대표하는 곳이다. WKBL 심판 모집 공고를 본 뒤 전 여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원했다. WKBL에 오니까 협회보다는 좀 더 체계적으로 심판 교육이 이뤄진다. 또한 영상으로 사각 지역이 없이 모든 판정이 오심과 정심 파악이 가능하다. 제가 노력할 것과 따라가야 할 부분이 엄청 많다.

정확하게 언제 WKBL 심판이 되었고, 박신자컵에 내려오기 전까지 어떤 교육을 받았나?
합격자 발표는 6월 말 즈음 났다. 7월 1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했다. 일주일 정도 교육을 받은 뒤 바로 박신자컵에 투입되었다. 서울에서는 오전에 출근한 뒤 교육 받고, 오후에는 헬스장이나 코트에서 훈련을 했다. 연습경기가 있다면 연습경기 현장에 나가기도 했다. 매일 출근해서 매일 교육을 받고, 판정 관련 영상을 보며 일관성을 맞춰가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들었다. 또 매일 운동을 하니까 살이 찔 틈이 없다(웃음).

박신자컵에서 심판을 봤다. 어땠나?
지금까지 해왔던 부분과 비슷한 부분도 많겠지만, 배워야 할 부분이 더 많다는 생각도 들어서 쉽지 않았다. 교육관님께서 기본인 뛰는 것과 시그널, 자세를 강조하셨는데 그 부분을 잘 하지 못하여 지적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으며 조금 더 발전하여 WKBL 심판부의 일원으로 잘 스며들어 적응을 잘 하겠다.

앞으로 어떤 심판이 되고 싶나?
판정을 잘 하겠다는 말보다 항상 매사 공정하고 열심히 하는 심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렇게 하기 위해 제 마음가짐부터 열심히 뛰면서 밝고 긍정적으로 지내며,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무슨 일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고, 모든 팀에 공정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좋은 심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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