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 에이스' 박세웅 손에 쥐어진 반등의 키
- 출처:오마이뉴스|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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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경기서 7이닝 2K 1실점 호투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두산이 9회에만 3점을 내며 뒷심을 발휘했지만, 롯데가 끝내기 안타로 역전에 성공하며 두산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이런 롯데 승리의 중심에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있었다. 선발 투수 박세웅은 7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2K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 승리에 공헌했다. 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실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1회 초부터 두 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집중력을 되찾은 박세웅은 5회까지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6회에는 첫 실점을 범했다.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쉽게 잡아냈지만, 김재환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홈런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 양석환에게도 안타를 맞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박건우를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롯데 타자들에게 2점의 득점 지원을 받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박세웅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1회 초 박세웅의 흔들렸던 제구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되찾았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에도 147km의 직구를 구사하며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물론 이날 김원중의 블론세이브로 인해 승리는 아쉽게 챙기지 못했지만, 박세웅의 호투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경 에이스‘의 재림
이날 롯데는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11일 현재 10위에 머물고 있는 롯데는 승률이 4할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롯데의 추락 요인에는 선발진의 부진이 있다.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95로 리그 9위고, 평균자책점은 5.39로 리그 최하위다. 지난해 롯데의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던 스트레일리는 현재 부진하고 있다. 파이어볼러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프랑코 또한 기복 있는 투구로 불안한 상황을 연출한다. 베테랑 노경은마저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
이처럼 흔들리는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하고 있는 투수는 박세웅이다.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한 박세웅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투수의 제구 능력을 볼 수 있는 지표인 K/BB(탈삼진/볼넷)은 2.09로 준수하다. 무엇보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19에 불과하며 지난해(1.52)에 비해 확실히 낮아진 수치다.
특히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11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세웅은 경기 당 5.9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는 팀 내에서 1위이며, 올 시즌 강판당한 경기도 단 한 경기(3.1이닝)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올 시즌 QS 7번)를 기록하는 등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직구의 구속도 빨라졌다. 지난해 평균 143km에 머물렀던 박세웅의 올 시즌 직구의 평균 구속은 145.6km로 2km가량 상승했다. 자연스레 직구의 구사율(34.5-46.1)도 높아졌고 위력적인 직구로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박세웅의 WAR은 1.87로 팀 내에서 가장 높고, 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박세웅을 보고 안경 에이스가 재림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의 손에 쥐어진 반등의 키
박세웅은 경북고 시절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고3 때는 17경기에 등판해 99이닝을 소화하며 8승 3패 118K를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14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프로에 입성한 박세웅은 입단 직후 2군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4.12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한 이듬해에는 조금씩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즌 도중 대형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새 둥지를 트게 됐다.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한 박세웅은 2승 11패 ERA 5.76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지만, 꿋꿋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현재보다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2016시즌 7승 12패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박세웅은 이듬해에는 12승 6패 ERA 3.68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2년 동안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난해 28경기에 등판해 8승 10패 ERA 4.70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런 박세웅의 활약은 올 시즌 롯데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롯데 반등의 키는 박세웅의 손에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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