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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기의 포효와 김현수의 번트…LG가 달라졌다 [스경X분석]
- 출처:스포츠경향|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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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9일 DH 2차전 4-5로 졌지만
8회 홍창기 판정 포효, 9회 김현수 번트
달라진 LG 더그아웃 분위기 드러내
막판까지 승부에 집착하는 근성
LG는 9일 잠실 한화와의 더블헤더 2차전을 4-5로 졌다. 동점과 역전을 눈앞에 뒀다가 결국 졌지만, LG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 경기 후반 나왔다. 홍창기의 고함과, 김현수의 번트다.
1차전을 11-1로 크게 이긴 LG는 2차전에서 투수들을 총동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다. 선발 배재준은 1이닝만 던졌고, 송은범, 함덕주에 이정용,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 등이 총동원됐다.
의미있는 변화를 드러낸 장면이 8회와 9회 나왔다. 2-5로 뒤진 8회말 2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등판했다. 한석현의 사구, 유강남의 내야 안타, 신민재의 볼넷이 이어지면서 2사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1번 홍창기는 선구에 자신이 넘치는 타자였다.
홍창기와 정우람의 승부가 치열했다. 정우람의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를 침착하게 골랐다. 스윙을 좀처럼 하지 않았고 풀카운트 이후 6구째를 휘둘러 첫 파울이 나왔다. 잠실구장 전체에 긴장감이 돌았다. 정우람의 7구째 속구가 홍창기의 바깥쪽 낮은 곳을 향했다. 홍창기는 낮았다고 판단하고 참았지만 주심의 손이 올랐다. 낮은 존을 통과했다는 판단이었다.
아쉬워하던 홍창기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쩌렁쩌렁한 고함이 잠실구장 전체에 울렸다. 자칫하면 퇴장 선언이 나올 뻔했고, LG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서둘러 홍창기를 끌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가려져있던, LG 더그아웃의 투지였다.
그 고함과 포효의 분위기가 9회말로 이어졌다. 2-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3번 김현수 타석에서, 으레 그렇듯 한화의 시프트가 나왔다. 정우람의 초구에 김현수는 모두의 허를 찌른 기습번트를 댔다. 2루 베이스 근처에 있던 3루수 노시환이 허겁지겁 뛰어왔지만 잡을 수 없는 공이었다. 잠실구장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라인을 타고 흐르던 공이 3루 베이스 근처에서 파울쪽으로 휘는 바람에 다시 한 번 탄성이 나왔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김현수의 번트 시도는 단숨에 경기 흐름을 흔들었다. 시프트가 풀렸고, 노시환은 3루 베이스 근처로 돌아와야 했다. 2스트라이크 뒤 노시환이 다시 시프트 포지션으로 이동했지만 김현수는 중전 안타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LG는 4-5까지 따라붙었지만 동점과 역전에는 실패했다. 기록지에는 ‘패’가 남겠지만 LG가 달라졌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신인왕 후보 바로 다음 시즌을 맞은 2년차 홍창기의 포효와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주장 김현수의 번트 시도는 LG가 경기하는 방식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보여준다. 전날 홈런을 때린 로베르토 라모스는 “주루 실수를 인정한다.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타도 열심이고, 더블헤더를 앞두고도 실외 훈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LG 더그아웃의 ‘공기’가 달라졌다. 신바람 보다 더 무서운 것이 마지막까지 승부에 집착하는 ‘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