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행 백승호, 왜 자꾸 어려운 길을 가려하나
- 출처:데일리안|202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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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는 유소년 시절 이승우(포르티모넨스)와 함께 세계적인 축구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그는 지난 2017년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 등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등에 선발되면서 한국축구의 미래로 불리고 있다.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화려한 간판 뒤에는 남모를 고생도 많이 있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망주들이 모이는 바르셀로나 유소년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경쟁을 펼쳐야 했고, 지난 2016년에는 성인 2군에 해당하는 바르셀로나 B팀까지 승격했다.
하지만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B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고, 비유럽연합 선수 출전 제한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이후 백승호는 스페인 2부리그 지로나와 페랄라다를 거쳐 2019-20시즌부터 독일 2부리그 다름슈타트로 이적했다. 유럽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악한 조건인 2부리그행을 마다하지 않는 등 어려운 길을 계속 택했다. 유럽서 계속 도전을 이어나가는 백승호의 행보에 많은 축구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러다가 현실적인 문제가 다가왔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군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 여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병역 혜택을 얻지 못해도 상무 입단을 위해서는 K리그행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2010년 수원 유스팀 매탄중 재학 중 수원 삼성의 지원 덕에 바르셀로나로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K리그로 복귀할 때가 되자 백승호는 수원과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전북과 계약을 추진했다. 전북과 먼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자 백승호를 지원한 수원은 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백승호와 수원의 입단 합의서 내용을 알게 된 전북이 영입 중단을 선언했다가 K리그 이적시장 마감일(3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법적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백승호의 전북행은 K리그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선수를 놓고 이해관계가 얽혀있었던 수원과 전북의 일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결국 원인 제공은 백승호 측이 했다.
그는 10년 전 적지 않은 돈으로 자신을 지원해 준 구단을 외면했다.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이번 일로 K리그 구단들이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게 됐다는 좋지 않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백승호의 전북행이 K리그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수원이 백승호 측이 합의를 위반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설령 전북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더라도 환영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그에게는 ‘배신자’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뒤따르고 있다. 이로 인한 이미지 타격은 향후 도쿄올림픽 선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백승호는 한 때 한국 축구의 촉망 받는 기대주에서 이제는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는 왜 계속해서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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