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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백승호는 수원의 '소송전'을 막을 수 있을까
출처:일간스포츠|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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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백승호(24)와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2009년 백승호는 수원 유소년 팀 매탄중 입단에 합의한 후 201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학을 결정했다. 당시 수원과 백승호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수원이 3년 동안 총 3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과 백승호의 매탄고 진학 약속이 담겨있었다.

2011년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매탄고 입학이 불가능해지자 양측은 ‘2차 합의서‘를 썼다. 핵심은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해야 하고, 위반 시 유학 지원비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양측이 작성한 합의서는 법적으로 계약서와 같은 효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백승호는 K리그 이적을 고려하면서 수원이 아닌 전북 현대와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의 협상은 마무리 단계다. 이 과정에서 수원과의 합의서 내용이 알려졌다.

이를 몰랐던 전북은 당황했다. 전북 관계자는 "합의서 내용을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백승호와 수원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원 관계자는 "전북으로 갈 생각이었다면 수원에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그런데 백승호 측이 단 한 번도 찾아오거나 연락한 바 없다. 우리가 먼저 연락했다. 우리는 소송까지 갈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백승호 측은 "2억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수원에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 관계자는 "2차 합의서에 2억원 추가 지원이라는 문구는 없다. 수원이 백승호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는 이상 권리가 유지된다고 나와 있다. 백승호가 K리그로 올 때 수원에 우선 협상권이 있는 게 아니라 무조건 수원으로 복귀한다고 명시됐다"고 설명했다.

신의의 문제, 도의적인 책임 문제만이 아니다.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 게 큰 문제다. 그래서 수원은 합의서에 따라 유학 지원비 반환은 물론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것이다.

수원의 소송은 수원과 백승호 관계만이 아닌 K리그 전체의 유스 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또 다른 백승호가 등장할 수 있다. 배려를 배신하는 관행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일은 K리그 유소년 정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각 구단이 유소년 투자에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과거 비슷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다. 어떤 구단은 유소년 투자를 줄이기도 했다.

수원은 ‘악례(惡例)‘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2012년 이런 문제를 방지하는 규정을 만든 바 있다. 하지만 어떤 편법이 또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백승호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 룰이고,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선수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소송까지 가지 않기 위한 방법은 하나다. 백승호가 실타래를 풀 수밖에 없다.

백승호가 수원과 관계를 풀지 않는다고 해도, 축구연맹 규정상 전북으로 이적하고 선수 등록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그가 K리그의 떳떳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까.

전북 역시 타 구단과 논란에 휩싸인 선수를 영입하고 싶지 않은 눈치다. 수원은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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