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도 뱉어본 적 없는 이야기다. SK텔레콤이 지분을 보유한 스포츠단 중 항상 1순위였던 야구단 매각설이 공식적으로 새어나온 만큼 이제 현실이다. 더 이상 제3자로서 관망할 수도 없다. 문경은(50) SK 감독은 26일 “긴장해야겠네요”라고 말했다.

전날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야구단 매각을 두고 신세계그룹과 협상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가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인정하면서 구단 인수에도 무게가 실렸다.

문경은 감독의 걱정은 야구단 매각 관련 협상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순간부터 시작됐다. 농구단 역시 SK텔레콤 소유이기 때문. SK텔레콤이 야구단을 내놓은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의문은 배가 됐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수익 규모나 가치 창출 등 모든 면에서 프로야구단이 농구단보다 우위였다.

그런 구단을 모기업이 정리하기로 결단한 만큼 차순위였던 농구단도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단 매각 이야기가 구체화돼서 농구단 관련 이슈도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문경은 감독은 “야구가 텔레콤의 1번이고 우리가 2번이었다. 진짜 야구단이 그렇게 되는 것이면 다음은 우리일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 무서운 점은 협상이 진행된 약 한 달 동안 가벼운 소문조차 없었던 것이다. 매각설이 터졌을 당시 SK와이번스 관계자들 대부분은 해당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 고위급 임원 사이에서 협상을 비밀리에 진행했고, 구단의 고위 직책들도 나중에서야 해당 사실을 알았다고. 같은 계열사 소속인 문 감독도 구단으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

문 감독은 “단장님이나 사무국장님에게 나도 들은 이야기도 없었고 관련한 소문도 듣지 못했다. 9시뉴스에서 인수 관련 소식이 있길래 전자랜드 관련 소식인 줄 알았다”면서 “우리 모기업 쪽 소식이라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 농구단도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항상 여유롭게 상황을 풀던 문 감독의 목소리에도 어느덧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 감독은 “나도 전화를 한 번 돌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통화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