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이 보수적? 이제 다른 카드를 만진다
- 출처:베스트 일레븐|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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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사령탑 시절,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전술적 측면에서 많은 패를 가지지 않은 지도자처럼 여겨졌다. 이유가 있다. 홍 감독은 당시 4-2-3-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전술을 활용했다.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해당 포메이션에 맞는 선수를 2배수를 선발했을 뿐, 카드가 하나뿐이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홍 감독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홍 감독은 과연 다채로운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까?
홍 감독은 지난 7일 울산 현대 스포츠클럽하우스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과거에는 보수적인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었다”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이 나왔던 건 앞서 언급했던 이유 때문이었다. 당시 4-2-3-1 포메이션이 세계적 흐름이었기에 홍 감독 역시 이에 함께 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 대형이 거의 매 경기 되풀이됐었다는 데 있었다. 이 때문에 질문에서도 ‘보수적’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이다.
다소 받아들이기가 껄끄러운 질문일 수 있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차분하게, 대신 명확하게 이 질문에 대응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항상 승부해야 했다. 전술의 목표는 승리에 있다”라고 말했다. 탄탄하게 뒷마당을 다지고, 그 뒷마당을 보호해야 할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까지 붙여 후방을 강화해 강적을 상대로 ‘지지 않은 경기’를 해야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더욱이 당시 전술의 핵심이 기성용이었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기성용은 여러 이유 때문에 A대표팀에서 늘 자신과 함께 중원을 지킬 파트너와 뛰어야 했고, 실제로 그래야만 보다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후방에 쏠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홍 감독도 그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울산에서는 다른 환경을 만났다. 울산은 2020시즌 K리그1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력한 공격력으로 리그 최고 수준 화력까지 뽐냈다. 비록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시즌 내내 경기를 지배하고 승점을 가져가는 팀이었다. 이러한 강력함을 앞세워 2020 AFC 챔피언스리그까지도 정복했다. 국제 무대에서 ‘언더독’이었던 대표팀과 달리, 울산은 K리그에서는 ‘탑독’인 것이다.
홍 감독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홍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택할 수 있다. 또한 클럽에서는 대표팀과 다르게 충분히 훈련할 시간이 있다. 좀 더 공격적이면서도 화끈하게 경기할 수 있으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세간의 뇌리에 박힌 움츠리다가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던 축구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종일관 두들기는 새로운 면모를 보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울산 선수단과 더불어 동계 훈련에 돌입한 홍 감독의 변신 시도는 그래서 주목할 만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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