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번째 선수의 반란…SK 오재현 “‘신인왕 후보’만 들어도 좋아”
- 출처:스포츠월드|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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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국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장. 1라운드 10명이 순차적으로 지명을 받은 뒤 관심이 시들해졌을 시점. 11번째 순서에 프로행이 확정됐고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살 떨리는 긴장을 경험한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았다. 이제 2라운드 1순위가 아닌 신인왕 후보로 불리는 오재현(22·SK)은 “신인왕 후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네요”라고 웃었다.
오재현이 흙속의 진주가 되고 있다. 10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8.2득점 3.1리바운드 1.6도움이다. ‘대어급은 없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드래프트 동기 사이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전체 1순위였던 차민석(삼성)은 아직 1군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고, 2순위 박지원(KT)은 3.8득점에 2,7도움이다. 오재현이 전체 11번째 선택이었다는 것까지 감안해 최고의 ‘스틸픽’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쉬는 날마다 홈구장에서 한상민 코치와 슛 연습을 하는 등 연습삼매경이 첫 번째. 그 노력에 행운도 겹쳤다. 안영준이 수비 도중 상대 선수 팔꿈치에 눈을 맞아 이탈했다. 최준용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건까지 겹친 시점이었다. 당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고, 텅 빈 두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도 뉴페이스 수혈이 시급했다. 오재현에게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재현이 뛴 10경기에서 팀 성적은 2승8패. 그나마 1승도 3일 DB전서 챙겼다. 오재현은 “내가 엔트리에 들어오고 DB전 이전까지 팀 성적이 1승 8패였다. 다들 내 탓은 아니라고 하지만 왠지 내 탓인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아쉬움 가득한 자책이지만 문경은 SK 감독의 말은 정반대다. “오재현이 마음에 쏙 드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아직 다듬어야 할 게 많지만 열심히 뛰며 팀에 에너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감독에게는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조금씩 나아갈 길도 찾고 있다. 상대 수비가 어떨지를 예측해 반전의 맛을 선사하기도 했다. DB 두경민과 매치업에서 기분 좋은 3점슛을 만든 비결이다. 오재현은 “내 약점이 슛인 걸 알고 상대 수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습하면서 시험해봤던 것들이 잘 통하는 것 같다”면서 “아직 경기가 너무 많이 남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신인상을 못 타더라도 팀이 이기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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