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 30개 구단과 치열한 몸값 흥정이 벌어질 전망이다. 외야수 나성범(31·NC)은 미국으로 곧장 이동할 준비를 마친 채 운명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보라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과 온라인 인터뷰에서 “나성범은 5툴 플레이어다. 타격에서 힘도 좋고 수비력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주력도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번 자유계약(FA) 시장에서 협상을 대리하는 주요 선수들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나성범에 관한 계획도 공개한 것.

현지 매체들은 나성범의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거듭 보도하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KIA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재활에만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았고, 올해 겨우 복귀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까지 우익수로 출전했으나 무릎에 관한 우려는 지워지지 않았다. 2020시즌 3할타율-30홈런-100타점보다 3도루라는 요소에 더 무게를 둔 것. 나성범이 포스팅을 신청하기 전부터 다수 매체가 “나성범의 내구성과 수비에 대한 부분이 감점 요소”라고 언급한 배경이다.

그러나 보라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재정 악화를 호소하는 구단에는 날을 세우면서도 나성범을 영입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수년간 ‘슈퍼 에이전트’라 불린 만큼 자신의 특기인 홍보로 난국을 뚫으려 한다. 보라스는 “아무래도 각 구단은 투수가 아닌 야수를 볼 때 더 걱정할 수 있다. 현재 MLB 각 구단은 예산 문제에 관해 논의를 마치지 않아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그래도 나성범을 홍보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나성범은 지난 10일 공식 포스팅을 신청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내년 1월 9일 오후 5시까지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보라스와 계약한 이후 이번 협상 과정을 모두 보라스에게 일임한 나성범은 현재 매일 창원NC파크에 출근해 중량을 들고 있다. 현지에서 ‘성사됐다’라는 연락을 받으면 바로 미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자택에 짐도 챙겨놨을 정도. 보라스의 홍보에 남은 시간은 약 3주일. 나성범은 그 날만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