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을야구 나서는 KT 경기력 관심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1루수 오재일(34·두산)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는 KT 위즈 선수들을 향해 뼈 있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오재일은 경험 많은 두산이 유리할 것이란 평가에 대해 "일단 1차전을 해봐야 한다"며 "상대 팀에도 (유)한준이형 등 경험 많은 선수들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일 만난 오재일은 첫 가을야구 무대에 대한 기억을 묻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처음에는 굉장히 떨렸던 것으로 기억 난다"면서 "롯데 자이언츠와 처음 했는데 응원소리도 잘 안 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재일의 첫 ‘가을야구‘는 2012년이었다. 두산은 당시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밀려 탈락했다.

오재일은 2경기에 나와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응원이 격하기로 유명한 롯데 팬들의 함성이었지만 오재일은 "관중들의 응원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다.

오재일은 "1경기 하고 2번째 경기에 들어갔을 때 (응원소리가) 좀 들리기 시작했다"면서 첫 포스트시즌 무대는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물론 지금의 오재일은 그때와 전혀 다르다.

2015년 이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에서 주전 1루수로 활약했고, 포스트시즌 무대를 벌써 55경기나 뛰었다.

플레이오프만 12게임에 나섰고 2017년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5타수 9안타(0.600) 5홈런 12타점의 ‘미친‘ 활약으로 시리즈 MVP도 차지했다.

특히 4차전(14-5 승)에서 오재일은 4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오재일은 KT의 강점인 선발진 공략을 키포인트로 꼽았다. 오재일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나 소형준,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며 "먼저 리드를 잡아야 우리 불펜진이 더 편하게 경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두산은 크리스 플렉센이, KT는 소형준이 각각 선발 등판한다.